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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노트,독서HAZA365>/독서노트-2017년

<책속글귀> 변신.시골의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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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프란츠카프카

아버지가 이 견딜 수 없는 싯싯 소리만 내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레고르는 그 소리에 정신이 혼란해졌다.


벌써 거진 다 돌았을 때 이 싯싯 소리를 끊임없이 듣다보니 그만 헛갈려서 조금 되돌아가기까지했다.
그런데 드디어 다행히도 머리가 문 열린 틈에 이르고 보니, 그의 몸이 너무 넓어 곧바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물론 지금의 심적 상태로서는 그레고르가 넉넉히 지나가게끔 다른 쪽 문판자마저 열어줄 생각 같은 건 꿈에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머리를 사로잡은 생각은 오로지 그레고르가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그의 방으로 들어가야 하다는 것뿐이었다. 아버지는 결코 몸을 세우고, 또 어쩌면 그렇게 선 채로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 그레고르가 필요로 했던 번거로운 준비 같은 것 역시 해주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장애물 따위는 있지도 않은 듯 이제는 고레고르를, 별스럽게 큰 소리를 내면서, 앞으로 몰아댔으니 그 소리는 어느덧 그레고르의 등뒤에서 아버지 한 사람이 내는 목소리같지 않게 울렸고, 이제는 정말이지 재미 같은 건 없어 그레고르는---에라 모르겠다 하고--- 몸을 밀어붙였다.


몸의 한편이 들리더니, 그는 문이 열린 틈 사이로 비스듬히 걸려 누었는데, 한쪽 옆구리가 쓸려서 상처가 나 하얗게 칠한 문에 흉한 얼룩이 남았고, 그러더니 금방 꽉 끼여버려 혼자서는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한쪽 편의 작은 다리들은 높이 허공에 떠 있고, 다른 편 다리들은 고통스럽게 바닥에 짓눌려 있었다.
-- 그때 아버지가 뒤에서 지금으로서는 그게 해결책이라는 듯, 세찬 발길직을 하여, 그는 피를 몹시 흘리며 자기 방으로 멀리 날아 들어갔다. 출입문까지 단장으로 쳐서 닫히고 나자, 드디어 사방이 조용해졌다.

변신.시골의사 中  -프란츠 카프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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