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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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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평의

 

이 평의評義는 원저자인 홍자성이 자기 가슴속에 이상적 평의회를 열고 우주 안의 온갖 사물을 의제로 제출하여 충분한 토론과 공정한 의결을 거쳐 토론을 끝마치고 독자 여러분에게 통과되고 시행되기를 기대한 것이다. 

 

11
불나방이 불에 달려들면 불이 나방을 태우니, 그 화가 까닭이 없다고 해서는 안 된다. 열매를 심어서 꽃이 필고 그 꽃에서 다시 열매가 맺으니, 모름지기 복이 오는 것은 까닭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12
가을의 벌레든 봄의 새든 모두 다 천지의 오묘한 작용인데 어찌하여 슬픔과 기쁨을 자꾸 느끼는가. 늙은 고목도 새로 피어난 꽃도 한결같이 살고자 하는 의지를 지닌 것인데 어찌하여 추하고 아름다움을 멋대로 구별하는가.

 

 

13
모든 세상이 같은 수레바퀴 자국 같아서 원래 막힘과 통함의 차이가 없다. 모든 사물은 일체를 이루어 원래 너와 내가 구별된 곳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진실에 어둡고 허망한 것을 쫓으니 평탄한 길을 스스로 울퉁불퉁하게 만들고 아무것도 없는 굴속으로 들어가 스스로 울타리를 만드니 실로 개탄할 일이다.

 

14
큰 공과 원대한 계획은 으레 여유롭고 안정된 사람에게서 나오므로 평소에 분주하게 지내서는 안 된다. 좋은 징조와 크나큰 복은 너그럽고 후한 가정에 많이 찾아드니 모름지기 각박해서는 안 된다.
​​

 

​15
가난한 선비가 남을 돕는 것은 참다운 성품의 혜택이다. 시끄러운 곳에서 도리道理를 배우는 것은 마음 바탕에서 이루어지는 공부이다.

 

16
인생이 오로지 욕심에만 추종한다면 말이나 소와 다름 없이 남의 고삐에 매여 지내게 되며 매나 개처럼 물욕物慾의 채찍 밑에 복종하게 된다. 그렇지 않고 마음이 청명淸明하여 답답하고 욕심이 없으면 천지도 나를 흔들지 못하고 귀신도 나를 부리지 못하는데 하물며 온갖 사소한 사물들이야.

 

17
보통 사람은 순탄한 환경에서 즐거움을 느끼지만 군자는 고난 속에서 즐거움을 누린다. 보통 사람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근심하지만 군자는 일이 마음먹은 대로 진행될 때 오히려 걱정한다. 이와 같이 대개 보통 사람의 걱정이나 즐거움은 감정에 따라 변하지만 군자의 걱정과 즐거움은 이치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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