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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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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평의

이 평의評義는 원저자인 홍자성이 자기 가슴속에 이상적 평의회를 열고 우주 안의 온갖 사물을 의제로 제출하여 충분한 토론과 공정한 의결을 거쳐 토론을 끝마치고 독자 여러분에게 통과되고 시행되기를 기대한 것이다.



6
사람의 인격이 한결같이 진솔하면 자신의 행적을 아무리 숨긴다 해도 오히려 드러나는 법이다. 마음에 만약 조금이라도 불순한 것이 있으면 비록 일처리가 공정하다 하더라도 사사로움이 끼어들게 마련이다.


 



7
빈천한 처지에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교만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비록 허세虛勢에 지나지 않지만 그래도 약간의 협기俠氣는 있다. 영웅이 세상을 기만하는 것은 비록 위풍당당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조금은 진심도 남기지 못하고 다 몰락하게 된다.


 




8
거문고, 책, 시, 그림이 훌륭한 선비에게는 성품과 영혼을 기르는 도구가 되지만 보통의 사람은 한갓 그 명성과 공적의 형상形象을 감상할 뿐이다. 산천, 구름, 자연은 덕이 높은 사람에게는 그것으로 학식學識의 보탬이 되게 하지만 속인에게는 한낱 구경거리에 불과할 뿐이다. 모든 사물은 그 자체로서 일정한 품격을 지니고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의 식견識見에 따라서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책을 읽고 사물의 이치를 연구함에 있어서는 그 참뜻을 깨닫는 것을 첫째로 삼아야 한다.


 



9
젊고 건강한 사람일수록 모든 일을 함에 있어 의지를 가지고 임해야 하는데 오히려 의지가 약해 한갓 물 위에 뜬 오리와 같이 가벼우니 어찌 푸른 하늘을 향해 날갯짓을 할 수가 있겠는가. 늙고 쇠약한 사람은 모든 일에 있어 감정에 얽매이지 말아야 하는데 오히려 감정에 얽매여 수레 끌채에 매인 말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어찌 속박된 몸을 풀어 자유로울 수가 있겠는가.

 

 



10
학이 닭의 무리에 섞여 있으면 그 뛰어남에 대적할 것이 없다고 하겠지만 한 걸음 나아가 큰 바다 위를 나는 대붕을 비교해 보면 눈에 띄지도 않을 만큼 작은 것이다. 또 나아가 높은 하늘을 나는 봉황과 비교하면 너무 높아서 따르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도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항상 없음과 같고 비어 있음과 같으며 덕德이 높을지라도 자랑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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