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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평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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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평의

이 평의評義는 원저자인 홍자성이 자기 가슴속에 이상적 평의회를 열고 우주 안의 온갖 사물을 의제로 제출하여 충분한 토론과 공정한 의결을 거쳐 토론을 끝마치고 독자 여러분에게 통과되고 시행되기를 기대한 것이다.



1
사물로는 하늘과 땅, 해와 달보다 큰 것이 없으나 자미子美는 "해와 달은 조롱 속에 든 새와 같고 하늘과 땅은 물에 뜬 부평초와 같다"고 했다. 인간의 일로는 선양하고 정복하는 것보다 큰 일이 없으나, 강절康節은 말하기를 "요임금과 순임금은 석 잔 술을 사양하듯 제위를 양위했고 탕왕과 무왕은 바둑을 한 판 두듯이 정벌했다."고 했다. 사람은 마음과 시야만 가지고도 능히 천지사방을 삼켰다 토했다 하고 천 년의 시간을 오르내린다. 무슨 일이 닥쳐올 때는 큰 바다에 거품이 생기는 것과 같고 일이 지나갈 때는 넓은 하늘에 그늘이 사라지는 것과 같으며 경륜經綸은 스스로 만 가지 변화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면서도 티끌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2
바르게 처신하며 세상을 살아나가려면 외부 환경에 따라 바귀어서는 안 된다. 모름지기 이는 뜨거운 불이 쇠를 녹일지라도 맑은 바람처럼 의연해야 하며, 된서리가 만물을 시들게 하여도 부드러운 바람처럼 온화해야 하며, 하늘이 하려지고 흙비가 내려 하늘을 가려도 해가 밝게 비추는 것과 같이 해야하며, 거센 파도가 바다를 뒤엎더라도 지주砥株가 우뚝 솟아 있는 것과 같아야 한다. 이와 같아야 우주적인 참다운 인품人品이라 할 수 있다.





3
인격을 형성함에 있어서는 세속을 벗어날 필요가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반대로 속세를 바로잡으려는 마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일을 함에 있어서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적절히 처리할 필요가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시류에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4
남을 비방하는 것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러나 비방을 받는 사람은 한 번 비난을 받을 때마다 한 번 더 자신을 반성하여 나쁜 점을 버리고 좋은 점을 키우게 된다. 남을 속이는 것은 복福받을 일이 아니다. 그러나 속임을 당하는 사람은 한 번 속을 때마다 한 번 더 자신의 도량을 키워 화禍를 바꾸어 복이 되게 한다.




5
하늘이 사람에게 화禍를 끼치려고 할 때는 반드시 먼저 작은 복을 주어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 그러므로 복이 왔을 때는 무턱대고 기뻐할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을 살펴보고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하늘이 사람에게 복福을 내리려고 할 때는 반드시 먼저 작은 화를 주어 경계하게 한다. 그러므로 화가 닥쳐왔을 때에는 근심만 할 것이 아니라 전후 사정을 잘 살펴보고서 조심스럽게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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