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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7년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中 -주현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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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가 아니라 자기다

융의 이론에 접근하려면 먼저 그림자shadow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그림자란 우리 자신이 인정하기 힘든 인격의 다른 측면을 말한다. 자아와 그림자는 서로 양극에 있으면서도 균형을 이루는데, 우리가 볼 때는 열등하거나 야만적으로 보이는 어두운 면이다. 우리가 이유 없이 어떤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경우, 그 사람이 바로 자신의 그림자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그림자는 꿈속에서 대개 부정적인 인물 등으로 나타난다. 융은 그림자를 나쁜 것으로 외면하기보다, 자기 일부분으로 적절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자아와 무의식이 통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그림자를 충분히 고찰할 수 있을 때 꿈 등을 통해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mus를 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이야기 한다.

아니마는 남성 안에 있는 여성성이다. 반대로 아니무스는 여성 안에 있는 남성성이다. 즉 남자는 그 무의식 내부에 여성적인 것, 감성적인 것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는 반대로 이성적인 것을 품고 있다. 우리가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많은 부분 자신의 아니마나 아니무스와 유사한 대상을 택한 것이라고 한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집단 무의식의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파악이 더 복잡하며, 꿈속에서 등장하는 상징물 또한 더욱 강한 심리적 반응을 느끼게 한다. 남성은 꿈속에서 색녀, 창녀, 신성한 영적 지도자나 동굴, 비옥한 토양, 바다 등으로 아니마를 접할 수 있으며, 여성은 영웅, 시인, 영적 지도자나 검, 불꽃 같은 바람, 불 등의 이미지로 아니무스를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융은 각자의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의식화함으로써 진정한 자기실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융이 말한 자기실현이라 무엇인가?
자아가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서 이를 조정하는 의식이라면, 자기 self는 의식 또는 자아와 집단 무의식까지를 포함한 무이식 전부를 통합하는 핵심을 말한다. 자기의 모습을 찾아 가는 것이 자기실현으로, 인간의 삶은 바로 자기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융의 이런 생각들을 가장 유사하게 담아낸 책을 하나 소개한다면,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될 것이다.
융은 개인 무의식과 집단 무의식 등을 의식화하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인간 행동의 유형을 외향형과 내향형, 감각형과 직관형, 사고형과 감정형, 판단형과 인식형 등의 네 가지 기능으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이는 후에 'MBTI'라고 하는 성격유형검사에 반영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융의 의식화를 돕기 위한 놀이와 만다라 그리기 등의 작업은 미술 치료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中    -주현성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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