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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권>

제 14편 헌문(憲問)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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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편

헌문(憲問)

1.

​원헌이 수치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에 도(道)가 행해지고 있을 때도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서 녹봉이나 받아 먹고, 나라에 도가 행해지지 않을 때도 관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녹봉을 받아 먹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2.

"남을 이기려 하고, 자기를 과시하고, 남을 원망하고, 욕심내는 일을 하지 않으면 인(仁)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인한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선비로서 안락하게 살려는 생각을 품고 있다면, 선비가 되기에 부족하다."

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에 도(道)가 행해지고 있으면 지조 높은 말을 하고 지조 높게 행동을 하지만, 나라에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행동은 지조 높게 하되 말은 공손하게 해야 한다."

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덕(德)이 있는 사람은 바른 말을 하지만,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반드시 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인(仁)한 사람은 반드시 용기를 가지고 있지만, 용감한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인한 것은 아니다."

6.

남궁괄이 공자에게 여쭈었다.

"예는 활을 잘 쏘았고 오는 배를 끌고다닐 만큼 힘이 셌지만, 모두 제 명에 죽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임금과 직은 몸소 농사를 지었는데도 천하를 차지하였습니다."

공자께서 대답하지 않으셨다.

남궁괄이 밖으로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로구나, 그 사람은,! 덕을 숭상하는구나, 그 사람은!"​

7.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로서 인(仁)하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소인으로서 인한 사람은 없다."

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를 사랑하면서, 수고롭게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를 진심으로 대하면서, 깨우쳐 주지 않을 수 있겠는가?" 

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나라에서 사신이 지니고 갈 외교문서를 만들때는 비심이 초안을 작성하고, 세숙이 검토하며 논의하고, 행인인 자우가 문장을 다듬고, 동리의 자산이 매끄럽게 손질하였다."

10.

어떤 사람이 자신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은혜로운 사람이다." 자서에 대해서 여쭙자, "그 사람이야, 그 사람이지"라고 말씀하셨다.

관중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였다. "인물이다. 그 사람은 백씨의 변읍 삼백호를 빼았았는데, 백씨는 평생토록 거친 밥을 먹고 지내면서도, 원망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11.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난하면서 원망하지 않기는 어렵지만, 부자이면서 교만하지 않기는 쉽다."

1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맹공작은 조씨나 위씨 집안의 가노가 되기에는 충분하지만, 등나라나 설나라의 대부는 될 수가 없다."

13.

자로가 완성된 인간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무중의 지혜와 맹공작의 욕심 없음과 변장자의 용기와 염구의 재주를 가지고, 예절와 음악을 보태어 다듬는다면 완성된 인간이 될 수 있다."

그리고는 다시 말씀하셨다.

"오늘날의 완성된 인간이야 어찌 반드시 그러하겠느냐? 이익될 일을 보면 의로운가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로운 것을 보면 목숨을 바치며, 오래된 약속일지라도 평소에 한 그 말들을 잊지 않는다면, 또한 완성된 인간이 될 수 있다."

14.

공자께서 공명가에게 공숙문자에 대해서 물으셨다.

"정말입니까? 그 분은 말하지도 않고 웃지도 않으며 재물을 취하지도 않습니까?"

공명가가 대답하였다. "선생님께 말씀드린 사람이 지나쳤습니다. 그 분은 말할 때가 된 후에 말하기 때문에 남들이 그의 말을 싫어하지 않고, 즐거운 연후에 웃기 때문에 남들이 그의 웃음을 싫어하지 않으며, 의로운 것임을 안 후에 취하므로 남들이 그의 취함을 싫어하지 않는 것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까?" 어찌 그럴 수 있습니까?"

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무중은 방고을을 근거로 삼고서 노나라에 후계자를 세워 주기를 요구했으니, 비록 임금에게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그 말을 믿지 않는다."

1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진나라 문공은 술수를 쓰고 바른 도리를 지키지 않았지만, 제나라 환공은 바른 도리를 지키고 술수를 쓰지 않았다. "

17.

자로가 여쭈었다. "제나라 환공이 공자 규를 죽이자, 소홀은 그를 위해 죽었는데 관중은 죽지 않았으니, 인(仁)하지 않다고 해야 되겠지요?"

18.

자공이 말하였다.

"관중은 인(仁)한 사람이 아닙니다. 환공이 공자규를 죽였는데, 따라 죽지도 못하고 오히려 그를 도와주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관중이 환공을 도와 제후의 패권을 잡게 하여 천하를 바로잡았고, 백성들이 지금에 이르도록 그 은혜를 받고 있다.

관중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깃을 왼쪽으로 여미는 오랑캐가 되었을 것이다.

어째 보통 사람들이 사소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도랑에서 목매어 죽은 뒤,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게 되는 것과 같겠느냐?"

19.

공숙문자의 가신(家臣)인 대부 선(​僎)이 공숙문자와 함께 조정의 신하가 되었다. 공자께서 이를 들으시고 말씀하셨다. "시호를 '문'(文)이 라고 할 만하다."

20.

공자께서 위나라 영공의 무도(無道)함을 말씀하시자, 계강자가 말하였다.

"그런데도 어째서 말하지 않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중숙어가 나라의 손님 대접을 담당하고, 축타는 종묘의 제사를 담당하고, 왕손가는 군대를 맡고 있다. 이러한데 어찌 그가 망하겠습니까?"

21.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신의 말에 대해 부끄러움을 가지지 않는다면, 그것을 실천하기 어렵다."

22.

진성자가 제나라의 간공을 시해하자, 공자께서 목욕재계하고 입조(入朝)하시어,노나라 애공에게 아뢰었다. "진항이 그의 임금을 시해하였으니 그를 토벌하십시오."

애공이 말하였다. "세 대부들에게 말하시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대부의 뒷자리라도 쫓아다니는 처지이기에 감히 아뢰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임금께서는 세 대부들에게 말하라고 하시는군요." 공자께서는 세 대부들에게 가서 말씀하셨으니, 모두 안된다고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대부의 뒷자리라도 쫓아다니는 처지이기에 감히 아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3.

자로가 임금 섬기는 데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속이지 말고, 임금의 앞에서 바른 말을 하라."

2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고상한 데로 나아가고, 소인은 세속적인 데로 나아간다."

2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수양을 위해서 했는데, 요즘 공부하는 사람들은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한다."

26.

거백옥이 공자에게 사람을 보내자, 공자가 그와 더불어 앉아서 물으셨다.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지내시오?"

사자(使者)가 대답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자신의 단점을 줄이려고 하시지만 아직 잘 안 되는 모양입니다."

사자가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자답구나! 사자답구나!"

27.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직위에 있지 않다면 그 직위에서 담당해야 할 일을 꾀하지 말아야 한다."

28.

증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생각하는 것이 자기의 위치를 벗어나지 않는다."

2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그의 말이 행동을 넘어서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30.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의 도(道)가 세 가지 있는데, 나는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인(仁)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고,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용감한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공이 말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스스로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31.

자공이 사람들을 비교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는 똑똑한가 보구나? 나는 (내 공부도 벅차서)그럴 겨를이 없다."

3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이 없음을 걱정하라."

3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이 나를 속이지 않을까를 미리 경계하여 대비하지도 않고, 남이 나를 믿지 않을까를 미리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도리어 그것을 미리 아는 사람이 바로 현명한 사람이다."

34.

미생무가 공자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아둥바둥하며 돌아다니시요? 말재주를 가지고 세상이 영합하려는 것이 아니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재주나 부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이 고루함을 근심하는 것입니다."

3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리마란 그 힘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그 덕을 일컫는 것이다.

36.

어떤 사람이 여쭈었다.

"은덕으로써 원한을 갚으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덕은 무엇으로 갚겠는가? 원한은 그릇된 것을 바로잡는 마음으로 갚고 은덕은 은덕으로 갚는 것이다."

37.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구나!"

자공이 말하였다. "어찌 선생님을 몰라주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

일상적인 일들을 배워서 심오한 이치에까지 도달하였으니, 나를 알아주는 것은 저 하늘이로다.!"

38.

공백료가 계손씨에게 자로를 모함하자, 자복경백이 공자에게 그 사실을 아뢰었다.

"그 분(계손씨)은 분명히 공백료에게 마음이 미혹되어 있지만, 저의 힘이면 오히려 공백료를 죽여서 시체를 시장이나 조정에 내걸 수 있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도(道)가 장차 행해지는 것도 하늘의 뜻(命)이고 도가 장차 폐해지는 것도 하늘의 뜻이니, 공백료가 하늘의 뜻을 어찌하겠느냐?"

3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현명한 사람은 도가 행해지지 않는 세상을 피하고, 그 다음은 어지러운 지역을 피하고, 그 다음은 무례한 사람을 피하고, 그 다음은 그릇된 말을 하는 사람을 피한다."

40.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을 떠나 숨어 산 사람이 일곱사람 있었다."

41.

자로가 석문에서 묵게 되었는데, 문지기가 물었다. "어디에서 오셨소?"

자로가 말하였다. "공씨 문하에서 왔습니다."

"그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그 일을 하는 사람 말인가?"

42.

공자께서 위나라에서 경쇠를 두드리며 연주하고 계셨는데, 삼태기를 메고 공자의 집 문앞을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마음에 미련이 남아 있구나, 경쇠를 두드리는 모습이여!"

조금 있다가 다시 말하였다.

"비루하구나, 땡땡거리는 소리여! 자기를 알아주지 않으면 그만둘 뿐이로다. 물이 깊으면 아랫옷을 벗고 건너고 물이 얕으모 옷을 걷어올리고 건널 일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을 버리는 것은 과감하지만, 그런 일이야 어려울 게 없지."

43.

자장이 여쭈었다. "[서경]에 이르기를 '고종께서 묘막에서 3년동안을 말하지 않고 지내셨다'고 하는데, 무슨의미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필 고종뿐이겠는가? 옛 사람들은 모두 그러했다.

임금이 돌아가시면 모든 관리들은 자기의 직무를 다하며, 삼년 동안 재상의 지휘를 따랐다."

4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윗사람이 예(禮)를 좋아하면, 백성들은 부리기가 쉬워진다."

45.

자로가 군자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 수양을 통하여 공경스러워져야 한다."

"그렇게만 하면 됩니까?"

"자기 수양을 통하여 사람들은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만 하면 됩니까?"

"자기 수양을 통하여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자기 수양을 통하여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요임금과 순임금도 오히려 어렵게 여겼던 일이다."

46.

원양이 다리를 벌리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자께서 이를 보시고는 "어려서는 공손하게 어른 모실 줄도 모르고, 자라서는 남이 알아줄 만한 것도 없고, 늙어서는 죽지도 않으니, 이는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는 놈이다."라고 하시며, 지팡이로 그의 정강이를 내려치셨다.

47.

궐당의 동자가 어른들의 심부름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여쭈었다.

"공부를 쌓아 나가는 아이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보니, 저 아이는 어른 자리에 앉고, 손윗사람과 나란히 걸어다닙니다. 공부를 쌓아 나가려는 아이가 아니라 빠른 성취를 바라는 아이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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