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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권>

제 11편 선진(先進)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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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편

선진(先進)

1.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 사람들은 예(禮)와 음악에 있어서 야인처럼 질박했으나, 후대의 사람들은 예와 음악에 있어서 군자처럼 형식미를 갖추고 있다. 만일 내가 마음대로 택하여 쓸 수 있다면 나는 옛 사람들을 따르겠다."

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진나라와 채나라에서 고생할 때 나를 따르던 사람들이 모두 나의 문하에 없구나.

덕행(德行)으로 모범이 된 사람으로는 안연.민자건.염백우.중궁이 있었고, 언변에 뛰어나기로는 재아. 자공이 있었고, 정치에 능하기로는 염유.계로가 있었고, 문장과 학문으로는 자유. 자공이 있었다."

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안회는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내가 하는 말에 대해 기뻐하지 않는 것이 없구나."

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효성스럽구나, 민자건이여! 부모형제가 그의 효성을 칭찬하는 데는 사람들도 트집잡지 못하는구나."

5.

남용이 '백규'의 싯귀를 하루에 세 번씩 암송하자, 공자께서 형님의 딸을 그에게 시집 보내셨다.

6.

계강자가 물었다. "제가 중에 누가 학문을 좋아합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안회라는 사람이 학문을 좋아하였는데 불행히도 젊은 나이에 죽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7.

안연이 죽자 그의 아버지인 안로가 공자의 수레를 팔아 그에게 덧관을 만들어 줄 것을 청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재주가 있든 없든 각기 자기의 자식을 위해 말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 아들 리가 죽었을 때도 관만 있었고 덧관은 없었다.

내가 걸어다니면서까지 그에게 덧관을 만들어 주지 않은 것은, 나도 대부의 신분인지라 걸어서 다닐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8.

안연이 죽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 하늘이 나를 버리시는구나! 하늘이 나를 버리시는구나!"

9.

안연이 죽자 공자께서 대단히 슬퍼하시며 곡을 하였다.

이를 보고, 모시던 사람이 말하였다.

"선생님께서 지나치게 애통해 하십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나치게 애통해 한다고? 이런 사람을 위해서 애통해 하지 않는다면 누구를 위해 그렇게 하겠느냐?"

10.

안연이 죽자 문인들​이 그를 성대하게 장사지내고자 하니, 공자께서 "안 된다"라고 하셨다. 그러나 마침내 문인들이 성대하게 장사지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회는 나를 친아버지처럼 대했는데, 나는 그를 자식처럼 대하지 못했구나. 이는 나의 탓이 아니라, 너희들 몇몇의 탓이로다."

11.

계로가 귀신 섬기는 일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느냐?"

"감히 죽음에 대하여 여쭙겠습니다."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삶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12.

민자건은 공자를 곁으로 모실 때 더불어 즐거워하면서도 주장이 분명하였고, 자로는 강하고 용감하였으며, 염유.자공은 강직하였다.

공자께서는 이런 제자들과 지내며 즐거워하셨다.

그러나,"유(자로)와 같은 사람은 제 명대로 살지 못할 것이다."라고 하셨다.

13.

노나라 사람이 장부(長府)라는 창고를 다시 만들자, 민자건이 말하였다.

"옛 것을 그대로 쓰면 어떤가? 왜 꼭 다시 지어야만 하는가?"

이를 듣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말을 잘 안 하지만, 말을 하면 반드시 이치에 맞는다."

1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자로)의 거문고를 어찌 내 집안에서 연주 할 수가 있겠느냐?"

이를 듣고 문인들이 자로를 공경하지 않았다.

이를 듣고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는 대청마루에는 올라섰으나, 다만 아직 방안에 못 들어온 것이다."​

15.

자공이 여쭈었다.

"사(자장)와 상(자하)은 누가 더 현명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였다. "사는 지나치고 상은 부족하지."

"그러면 사가 낫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마찬가지이네."

16.

계씨는 주공보다 더 부유했는데, 그의 가재(家宰)인 염구가 그를 위해 세금을 거두어 모아서 그를 더 부유하게 해주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나의 제자가 아니다.

너희들은 북을 올리며 그를 공격해도 괜찮다."

17.

시는 어리석고 삼(증자)은 둔하고 사(자장)는 형식에 치우치고 유(자로)는 거칠다.

1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회(안연)는 거의 도(道)를 터득했지만, 자주 쌀통이 빌 정도로 가난했다.

사(자공)는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재산을 늘렸는데, 그의 예측은 여러 차례 적중했다."

19.

자장이 선한 사람이 되는 길에 대해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엣 성현의 가르침과 행적을 따르지 않으면, 역시 높은 경지에는 들어갈 수 없다."

20.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하는 것이 미덥다고 해서 그를 인정해 준다면, 그가 군자다운 사람이라는 것이냐? 겉모습 그럴듯한 사람이라는 것이냐?"

21.

자로가 "좋은 말을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하고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형이 계시는데 어찌 듣는 대로 곧 행하겠느냐?"

염유가 "좋은 말을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하고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들으면 곧​ 행해야 한다."

공서화가 여쭈었다.

"유(자로)가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라고 여쭈었을 때는 선생님께서 '부형이 계신다'라고 하셨는데, 구(염유)가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하고 여쭈었을 때는'들으면 곧 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의아하여 감히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구(염유)는 소극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한 것이고, 유(자로)는 남을 이기려 하기 때문에 물러서도록 한 것이다."

22.

공자께서 광 땅에서 위험한 일을 당하셨을때 안연이 뒤늦게 도착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네가 죽은 줄로 알았구나."

"선생님께서 계신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습니까?'

23.

계자연이 여쭈었다. "중유와 염구는 큰 신하라고 할 만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선생께서 범상치 않은 질문을 하시리라 생각했는데, 겨우 유와 구에 대한 질문이시군요. 이른바 큰 신하란 도(道)로써 임금을 섬기다가, 제대로 할 수 없으면 그만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임금이 시키는 대로 따르기만 하는 사람들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와 임금을 시해하는 일 같은 것은 그래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24.

자로가 자고를 비 땅의 읍재로 삼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의 자식을 망치는 구나!"

자로가 말씀드렸다. "다스릴 백성이 있고 받들 사직이 있는데, 하필 글을 읽은 다음에야 공부를 한다고 하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래서 말 잘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다."

25.

자로. 증석. 염유. 공서화가 공자를 모시고 앉아 있을 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들보다 나이가 조금 많기는 하지만, 그런 것을 의식하지 말로 얘기해 보아라.

평소 말하기를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라고 하는데, 만일 너희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자로가 불쑥 나서면서 대답하였다.

"제후의 나라가 큰 나라들 사이에 끼어 있어서 군대의 침략을 당하고 거기에 기근까지 이어진다 하더라도, 제가 그 나라를 다스린다면 대략 3년 만에 백성들을 용감하게 하고 또한 살아갈 방향을 알도록 하겠습니다." 공자께서 미소지으셨다.

"구(염유)야, 너는 어찌하겠느냐?"

염유가 대답하였다. "사방 60~70리 혹은 50~60리의 땅을 제가 다스린다면, 대략 3년 만에 백성들을 풍족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곳의 예법이나 음악과 같은 것에 관해서는 군자를 기다리겠습니다."

"적(공서화)야, 너는 어찌하겠느냐?"

공서화가 대담하였다.

"저는 '할 수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배우고자 합니다.

종묘에서 제사 지내는 일이나 혹은 제후들이 천지를 알현할 때, 검은 예복과 예관을 갖추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점(증석)아 너는 어찌하겠느냐?" 거문고를 타는 소리가 점차 잦아들더니, 뎅그렁 하며 거문고를 밀어 놓고 일어서서 대답하였다. "세 사람이 이 이야기 한 것과는 다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또한 각기 자기의 뜻을 말한 것이다."

증석이 말하였다.

"늦은 봄에 봄옷을 지어 입은 뒤, 어른5~6명, 어린 아이 6~7명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을 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는 노래를 읊조리며 돌아오겠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점과 함께 하련다."

세 사람이 나가고 증석이 뒤에 남았다.

증석이 여쭈었다. "저 세 사람의 말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또한 각각 자기의 뜻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선생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유의 말에 미소를 지으셨습니까?'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예(禮)로써 해야 하는데 그의 말이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소지은 것이다."

"구(염유)의 경우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찌 사방 60~70리 또는 50~60리인데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적(공서화)의 경우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종묘의 일과 천자 알현하는 일이 제후의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적의 일을 작은 일이라고 한다면 누구의 일을 큰일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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