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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권>

제 12편 안연(顔淵)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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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편

안연(顔淵)

1.

안년이 인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를 이겨내고 예(禮)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하루만이라도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에 귀의할 것이다.

인을 실천하는 것이야 자신에게 달린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이겠느냐?"

안연이 여쭈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을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아라."

안연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총명하지는 못하오나, 이 말씀을 명심하고 실천하겠습니다."

2.

중궁이 인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집 문을 나가서는 큰 손님을 대하듯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에는 큰 제사를 받드는 듯이 하며, 자기가 바라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도 원망하는 이가 없고, 집안에서도 원망하는 이가 없을 것이다."

중궁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총명하지는 못하오나, 이 말씀을 명심하고 실천하겠습니다."

3.

사마우가 인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한 사람은 말하는 것을 조심한다."

"말하는 것을 조심하면 곧 그 사람을 인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실천하는 것이 어려우니, 말하는 데 조심함이 없을 수 있겠느냐?"

4.

사마우가 군자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근심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근심도 하지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면, 곧 그 사람을 군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속으로 반성하여 거리낌이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

5.

사마우가 근심스럽게 말하였다.

"남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저만이 홀로 없습니다."

자하가 말하였다. "제가 듣건대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려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군자가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한 순간도 소홀함이 없이 노력하며, 남에게 공손하고 예의를 지킨다면, 온 세상의 사람들이 모두 형제입니다.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근심하겠습니까?"

6.

자장이 총명함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서서히 젖어들게 하는 교묘한 참소와 피부에 와 닿는 듯한 절실한 하소연이 통하지 않는다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서서히 젖어들게 하는 교묘한 참소와 피부에 와 닿는 듯한 절실한 하소연이 통하지 않는다면,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을 만큼 밝은 안목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7.

자공이 정치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는것, 군비를 넉넉히 하는것,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

자공이 말하였다.

"어쩔 수 없어서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두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군대를 버린다."

자공이 여쭈었다.

"어쩔 수 없어서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식량을 버린다.

예로부터 모두에게 죽음은 있는 것이지만,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

8.

극자성이 말하였다.

"군자는 본래의 바탕만 갖추고 있으면 되는 것이지, 겉모습이나 형식은 꾸며서 무엇하겠습니까?"

자공이 말하였다. "안타깝구려! 군자에 대해 선생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을 보니,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선생의 혀를 따르지는 못할 것입니다.

무늬도 바탕만큼 중요하고, 바탕도 무늬만큼 중요합니다.

호랑이와 표범의 털 없는 가죽은 개와 양의 털 없는 가죽과 같기 때문입니다."

9.

애공이 유약에게 물었다.

"한 해에 기근이 들어서 재정이 부족하면 어떻게 합니까?"

유약이 대답하였다. "어찌 10분의 1의 과세법을 쓰지 않으십니까?"

"10분의 2도 나는 오히려 부족한데, 어떻게 그 10분의 1 과세법을 쓰겠습니까?"

유약이 대답하여 말하였다. "백성이 풍족하다면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부족하겠습니까?" 백성이 부족하다면 임금께서 누구와 더불어 풍족하겠습니까?"

10.

자장이 덕을 숭상하고 미혹됨을 분멸하는 것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충성과 신의를 위주로 하고 도의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이 덕을 숭상하는 것이다.

좋아하면 그가 살기를 바라고 미워하면 그가 죽기를 바라는데, 이는 이미 그가 살기를 바라고서 또 그가 죽기를 바라는 것이니, 이것이 미혹된 것이다. '진실로 삶을 풍요롭게 하지도 못하고, 또한 다만 기이하게만 될 뿐이다.'라는 말도 있네."

11.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였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합니다."

경공이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진실로 만일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며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못하고 아들이 아들답지 못하다면, 비록 곡식이 있은들 제가 그것을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

1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한 마디 말로 소송을 판결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유(자로)로다! 자로는 승낙한 것을 묵혀 두는 일이 없다."

1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송사를 듣고 판결하는 것도 나도 남들과 다를게 없겠지만, 반드시 해야 할 것은 송사가 없게 하는 것이다."

14.

자장이 정치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위정자의 지위에 있을 때는 게을리 하지 말고, 정사를 처리할 때는 진실된 마음으로 해야 한다."

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학문을 널리 배우고 예로써 단속을 하면, 또한 도리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로다!"

1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남의 좋은 점을 이룩하도록 해주고 남의 나쁜 점은 이루어 주지 않지만, 소인은 이와 반대이다."

17.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정치란 바르게 한다(正)는  것입니다.

선생께서 바른 도리로써 이끌어 주신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은 일을 하겠습니까?"

18.

계강자가 도둑이 많은 것을 걱정하여 공자에게 조언을 구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선생께서 욕심을 가지지 않으시면, 비록 상을 준다 하더라도 백성들은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19.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서 물었다.

"만일 무도한 자를 죽여서 올바른 도리로 나아가게 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선생께서는 정치를 하는 데 어찌 죽이는 방법을 쓰시겠습니까? 선생께서 선해지고자 하면 백성들도 선해지는 것입니다.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입니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기 마련입니다."

20.

자장이 여쭈었다.

"선비는 어떻게 하면 통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말하는 통달이란 것이 무엇이냐?"

자장이 대답하였다.

"나라 안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있고 집안에서도 반드시 명성이 있는 것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이는 명성이 있는 것이지 통달한 것이 아니다. 통달한다는 것은 본바탕이 곧고 의로움을 좋아하며, 남의 말을 잘 헤야리고 모습을 잘 살피며, 자신을 남보다 낮추어 생각하여, 나라 안에서도 반드시 통달하고 집안에서도 반드시 통달하는 것이다.

명성이 있다는 것은 겉모습은 인(仁)을 취하면서도 행실은 인에 어긋나고, 그렇게 살면서도 의심조차 없어서, 나라 안에서도 명성이 있고 집안에서도 명성이 있는 것이다."

21.

번지가 무우에서 공자를 따라서 노닐다가 여쭈었다.

"감히 덕을 숭상하는 것과 악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과 미혹됨을 가려내는 것에 대하여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질문이로구나! 일을 먼저 하고 이득은 뒤로 미루는 것이 덕을 숭상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자신의 악함을 공격하고 남의 악함을 공격하지 않는 것이 악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루아침의 분노로 자기 자신을 잃고 그 화가 부모님께까지 미치게 한다면, 미혹됨이 아니겠느냐?"

22.

번지가 인(仁)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앎(知)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번지가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바른 사람을 등용하여 그릇된 사람의 위에 두면, 그릇된 사람을 바르게 만들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무슨 뜻일까요?"

자하가 말하였다.

"넉넉하도다. 말씀이시여!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리실 때 여러 사람들 중에서 골라서 고요를 등용하시니 인하지 않은 사람이 멀리 사라졌소. 탕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는 여러 사람들 중에서 골라서 이윤을 등용하시니 인하지 않은 사람들이 멀리 사라졌지요."

23.

자공이 벗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된 마음으로 조언을 해주고 잘 인도하되, 그래도 할 수 없다면 그만둘 이이지, 스스로 욕을 보지는 말아라."

24.

증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학문으로 벗을 모으고, 벗을 통해서 인(仁)의 덕을 수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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