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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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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吏典) 6

3. 사람 쓰기[用人]



비장(裨將)을 두는 수령은 마땅히 신중하게 인재를 고르되, 충성되고 신실함을 첫째 기준으로 삼고 재주와 슬기를 다음으로 해야 한다.




의주. 동래. 강계. 제주의 수령 및 방어사(防禦使)를 겸한 수령은 모두 감사와 절도사같이 비장을 거느린다.

채제공(蔡濟恭)이 함경 감사가 되었을 때 정도길(丁道吉)을 비장으로 삼았다.

6진 지방에는 가는 베를 거두는 전례가 있었는데, 베 1필이 모두 밥주발 하나에 들어갈 만큼 가는 베를 거두고 이름을 발내포(鉢內布)라 하였다.

정도길이 변방 고을에 도착하여 발내포 가져온 것을 모두 물리치며, "사또께서 다음으로 가는 베를 받아오라 하셨다"고 말하고, 거듭 가려서 베를 받았다.

부중의 기생과 아전, 군교들이 모두 놀라 이를 믿지 않고, "생전에 이렇게 거친 베는 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시끄러웠다.

채제공이 마음으로는 이를 좋게 여기면서도, 짐짓 "그대가 나쁜 베를 받아와 부중의 웃음거리가 되었으니 어찌 이렇게 세상 물정에 어두운가?라고 말하였다.

정도길이 "제가 비록 세상 물정에 어둡지만 어찌 발내포를 모르겠습니까? 생각건대 사또께서 비장을 보낸 것은 마땅히 이전의 베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므로, 그 덕을 널리 펴려고 했습니다. 진실로 부중이 모두 꾸짖는다면 청컨대 사직하고 가겠습니다."라고 답하자,

채제공이 손을 잡으며 "내가 비록 맹상군(孟常君)에게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대는 풍환(馮驩) 보다 못하지 않구나"라고 말하고 더욱 후하게 대접하니 부중이 감히 더 말하지 못하였다.

이의준(李義駿)이 황해 감사가 되었을 때 유광우(尹光于)를 불러 비장으로 삼았다.
이때 해주 감영 창고의 돈 4만 냥이 축났다. 창고 관리자가 돈 400냥을 호방과 비장에게 뇌물로 주고, 창고의 물건들을 장부와 대조 검사하는 날에 말하지 말도록 부탁했다.

방기(房妓)가 뇌물표를 보이니, 비장 윤광우가 "8월에 순장(巡裝)이 나오는 날에 나는 당연히 고발할 것이니, 그대까지 배상하여 보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뇌물돈도 속히 창고에 넣어 그 백분의 일이라도 충당하는 게 옳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물리쳤다. 더 말하지 않았는데 기한이 되자 과연 축난 돈이 모두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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