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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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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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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공(奉公) 6

4. 보고서[文報]

폐단을 보고하고, 어떤 것을 청구하며, 상사의 지시사항을 거부하는 등의 문서는 반드시 문장이 조리가 있어야 하고 성의를 간절하게 보여야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천하에 가장 천해서 의지할 데 없는 것도 백성이요, 천하에 가장 높아서 산과 같은 것도 백성이다.

요순(堯舜)시대 이래로 성현들이 서로 경계한 바가 백성을 보호하려는 것이라, 이것이 모든 책에 실려 있고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다. 그러므로 상사가 비록 높아도 수령이 백성을 머리에 이고 싸우면 대부분 굴복할 것이다.

 

정택경(鄭宅慶)은 바닷가 출신의 무인이지만 언양현금(彦陽縣監)이 되어 백성을 머리에 이고 싸우자 감사가 굴복하였고, 의주 출신인 안명학(安鳴鶴)은 강진현감(康津縣監)이 되어 백성을 머리에 이고 싸워서 감사를 굴복시키고 그것 때문에 명성이 퍼져 벼슬길이 열렸다. 본래 백성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만 수령에게도 이로운 것이다.


옛날에 한 승지(承旨)가 서도(西道)의 수령으로 나갔는데 파직을 당할까 겁을 내 마땅히 싸워야 할 경우에도 싸우지 않자, 감사가 그를 비루하게 보고 폄하해서 쫓아버렸다.

 

이 같은 일을 나는 많이 보았다. 백성을 위해서 건의할 경우에는 마땅히 이롭고 해로운 점을 상세히 진술하되, 위에 있는 사람의 느낌에 부합하도록 지성을 다해야 한다. 두 번 세 번 해도 성사되지 않으면 결연히 거취를 정해야 한다.

비록 이 일로 파면을 당해도 앞길이 다시 열릴 것이다. 앉아서 백성의 곤경을 보고만 있다가 마침내 죄책에 빠지는 경우와는 크게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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