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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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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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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공(奉公) 6

6. 차출되는 일(社役)


제방을 수리하고 성을 쌓는 일을 감독하게 되면 백성들을 위로하여 인심을 얻도록 힘써야 일을 성공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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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하천을 준설하거나 성을 쌓는 일을 모두 군현의 백성을 부역시켰고, 우리나라에서도 호수를 파거나 성을 쌓는 일은 각 고을에서 백성들을 동원하여 이 일을 돕게 하였다. 이때 훌륭한 수령은 백성들의 환심을 얻어 그들이 칭송하는 소리가 널리 퍼지게 할 수 있다.

늙고 여윈 사람은 부역을 면하여 돌아가게 하고, 굶주리고 넉넉한 사람을 구분하여 부담을 고르게 하며 담배와 술을 주고 노래로써 일을 권하며, 부지런한 이를 칭찬하고 게으른 사람을 경계한다면, 백성들이 분발하여 공사가 빨리 완성될 것이다.

정백자(程伯子)가 현령이 되어 부역을 감독할 때 심한 추위와 뜨거운 햇빛 아래서도 가죽옷을 입거나 일산을 바치는 일이 없었다. 때때로 공사장을 돌아보아도 일꾼들은 그가 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사람마다 힘껏 일하여 언제나 기한 전에 일을 끝냈다. 선생의 기상이 맑고도 공손하여 속세 밖에 있는 것 같았으며, 일을 당하면 항상 미천한 사람들과 기거와 음식을 같이 하고, 웬만한 사람들은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일에도 선생은 대처함에 여유가 있었다.

어느 땐가는 일꾼들 가운데 다투어 일어나고, 간악한 사람이 그 틈을 타 도둑질하는 일이 셀 수 없이 많았다. 선생이 이들을 군율로 다스리니 드디어 떠드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공사가 끝나고 일꾼들이 해산할 때도 그 대열이 평상시와 같이 정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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