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작가의 일상 생각
이웃집 여자 동무와
다투어 그네를 타니
띠를 묶고 수건 매고
반신선이 되려는 듯.
바람이 비단 줄을
하늘 위로 올려놓으니
푸른 버들 안개 속에
패옥이 떨어지네.
허초희 [추천사]
속상한 일이 있으면 먼저 친구를 찾는다. 속엣말을 하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기도 한다. 마음이 답답할 때 누군가 '먼저 바람 쐬러 가자~'라고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사람의 위로가 힘들면 시는 어떤가?
허초희(호:난설헌)는 그 시대의 여인들을 위해 화통하고 당당한 시를 지었다. [그네뛰기의 노래] 마음이 답답한 여인에게 손짓한다.
"우리 그네나 실컷 타볼까? 땀이 나도록 비녀가 떨어지도록 신나게 그네를 타보자고~ " 조선의 여인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다. 요즘 같으면 나이트에서 신나게 춤추며 스트레스를 풀어보자라고 하는 것 같다.
자신을 옭아맨 시대적 아웃사이더에서 외롭고 고되게 살아가는 매창(조선시대 여류시인, 기생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글재주로 당당하게 뭇 학자들과 시를 논했던 그녀)에게 허균은 누이 허난설헌의 시를 건넨다.
이웃 사는 벗들과 그네 뛰며 놀았네
띠 매고 수건 두르니 신선놀음 같았네
오색 그네 줄 굴러 바람 차고 하늘 오르니
노리개 소리 울리자 버들엔 먼지 일었다네
그네 타기 마치고 수놓은 꽃신 고쳐 신고는
내려와 숨 가빠 말도 못하고 섬돌에 섰다네
매미날개 같은 적삼엔 땀이 촉촉히 배어서
떨어진 비녀 주워 달라는 말도 잊었다네
마음이 답답하고 허무할 때 누군가 먼저 다가와 손 내밀어 주고 말을 건네주면 힘이 난다. 나를 위로 해주고 공감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에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난다. 사람의 위로가 없다면 시詩나 책이 주는 위로도 좋다. 허초희의 시처럼 말이다. 이 또한 사람의 생각을 담아놓은 것이기에 공감과 치유의 힘이 있다.
-by 워킹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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