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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도덕경>- 제24장, 발끝으로는 단단히 설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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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제24장
발끝으로는 단단히 설 수 없고
-부자연스러운 행동의 역효과​
 


발끝으로 서는 사람은 단단히 설 수 없고,​
다리를 너무 벌리는 사람은 걸을 수 없습니다.
스스로를 드러내려는 사람은 밝게 빛날 수 없고,
스스로 의롭다 하는 사람은 돋보일 수 없고,
스스로 자랑하는 사람은 그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스스로 뽐내는 사람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도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일은 밥찌꺼기 군더더기 같은 행동으로
모두가 싫어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도의 사람은 이런 일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출처: 도덕경       -老子 원전. 오강남 풀이


좀더 높이 서겠다는 발끝으로 서는 것은 자연스런 행동이 아니다.
그런 부자연스런 행동으로서는 단단히, 오래 서 있을 수 없다.


멀리가겠다고 다리를 한껏 벌리고 가려고 하는 것도 자연스런 행동이 아니다.
그런 부자연스런 행동으로는 멀리, 오래 갈 수 없다.​
모든 부자연스런 행위를 버리라는 것이다.
이런 부자연스런 일로서는 본래의 의도에 역행하는 결과만 불러 올 뿐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드러내려고 하는 것, 스스로 의롭다고 하는 것, 스스로 자랑하는 것, 스스로 뽐내는 것 등도 모두 자연스런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런 일을 하면 할수록 우리의 본래 의도와 반대되는 결과만 거두게 된다. 스스로 드러내려고 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고, 스스로 의롭다고 하기 때문에 멸시를 당하고, 스스로 자랑하기 때문에 한 일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스스로 잘난 체하기 때문에 무시를 당한다.



제22장에 이미 나온 것처럼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아야 밝게 드러나고, 스스로 의롭다 하지 않아야 돋보이게 되며, 스스로 자랑하지 않아야 한 일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게 되고, 스스로 뽐내지 않아야 오래갈 수 있다는 역설의 논리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조금만 곰곰이 생각해 보더라도 체하는 삶, 허례 허식으로 가득 한 삶, 위선적인 삶은 무엇보다도 우선 본인을 고달프게 한다는 사실을 곧 발견하게 된다.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뭔가 보여 주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뭔가 자기만 옳다고 외쳐 대고, 뭔가 자기만 위대하다고 거들거리고..... 언제나 남의 눈치를 봐야 하고, 언제나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신경쓰고, 남과 자기를 비교하고,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하고..... 이렇게 온갖 애를 다 쓰는데도 기대한 만큼 좋은 결과커녕 오히려 남의 비웃음만 사고 만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욱 날난 체하고, 목에 힘주고, 그러기에 더욱 남의 빈축을 사게 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고, 그러다가 결국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이 불가능한 삶, 그저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면서 사는 '비교급 인생'으로 전락하고 만다. 차분하고 홀가분한 삶의 담백한 맛을 모르고 사는 비참한 삶이다.


이런 식의 삶은 또 남을 괴롭게 하기도 한다.
스스로를 드러내려고 하는 삶, 스스로 의롭다 하는 삶, 스스로 자랑하고 뽐내는 삶은 주위에서 이를 보아야 하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준다.

이런 사람 주위에는 밝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있을 수 없다. 
일종의 '정신 공해'라고 할까. 그뿐만 아니라 이런 삶은 필연적으로 남을 정되하고 모함하고, 질시하고, 헐뜯는 삶이 되게 마련이다.
자기가 남보다 높이 올라기기 위해서는 남을 내리누르거나 끌어내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정을 받고, 자기가 한 일의 공이 알려지고, 그래서 딴 사람들의 칭송을 받기 원하는 것은 일반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본증적 욕구이다. 따라서 일반 사람의 이런 심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공로나 훌륭한 일을 인정하고 찬양하는 일에 인색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가 우리를 드러내려고 거들먹거리거나 교만하고 자긍하는 태도는 이렇게 우리 스스로도 되롭고, 남도 못할게 하는 고달픈 삶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도의 입장에 선 사람은 이런 일이 어차피 모두 '밥찌꺼기'나 '군더더기'같이 쓸데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다. 남이 칭찬한다고 키가 한 치 더 커지는 것도 아니고, 남이 비난한다고 몸이 가려워지는 것도 아니다.
구태여 자신을 과시하여 남의 인정을 받으려 하거나, 멸시를 피하려 하는 모든 인위적이고 가식적이고 작위적인 행동이 결국은 부자연스럽고 거추장스러운 일임을 아는 것이다.


따라서 도의 사람은 이런 일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남이 칭찬을 하거나 오해하여 비난을 하는 데 신경쓰지 않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소박하고 충실하게, 그리고 묵묵히 살아갈 뿐이다.
단순하고 꾸밈이 없는 삶이 가져다 주는 자유自由와 청복淸福을 누리며 살아가는 해방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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