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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간아들에게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14 편지 14. 2020.8.13. (목) ​ 오늘 공군훈련단 밴에서 1주차 훈련 사진과 호실 사진이 올라왔더구나. 요즘은 훈련 사진과 (네 얼굴이 보이는) 호실 사진 보는 것이 제일의 행복이다. ​ 사진을 보며 적응 잘 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을 한다. 훈련받으며 군인이 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모습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어느덧 늠름한 군인이 되겠지 싶다. ​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쪼글쪼글하던 마음의 주름이 하나씩 펴지는 것 같다. 네가 힘든 시간을 이겨낼수록 마음 주름에는 여유라는 공간이 들어서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듯하구나. ​ 사회에서 할 수 없을 것 같던 일을 군에서는 해낸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이번 주 훈련이 힘겹고 고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또한 잘 해냈을 것이라 ..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12 편지 12. ​ 2020. 8.8. (토) ​ 군에 들어간 지 2주째구나. 요즘처럼 시간이 빨리 흘렀으면 한때가 있었나 싶다. 앞으로 2주의 훈련이 고되리라 생각한다. 잘 이겨내길 바란다. ​ 오늘 효전화로 통화를 했지. 애써 태연한척하는 목소리 뒤에 엄마는 '억' 소리 나는 힘겨움이 느껴진다. 네가 말하더구나. '웬 편지를 그렇게 많이 보내느냐' 라고 말야. 그 말뒤에 '엄마 편지를 보면 더 보고 싶어져' 라는 말이 숨어있음을 느낀다. 요즘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일주일에 한 번 효전화로 너와 통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이 더디게 흘러가는구나. 네 목소리를 들으려면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오늘도 훈련하느라 고생하겠구나. 하루하루 단련되어 군인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너를 응원한다. ​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11 편지 11. ​ 2020. 8.7. (금) ​ 오늘은 외할머니 생신을 앞두고 외가 친척들이 모였어. 간단하게 식사하고 케이크에 초를 밝혔다. 오랜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밀린 안부도 전했어. 모두 너의 군 생활을 궁금해하고 안부도 묻고 해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어. 한마음으로 군 생활 잘하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더구나. ​ 오늘도 비가 이어지는구나. 장마가 다시 시작하려는 듯 하늘은 끝없이 비를 쏟아낸다. 이 비에 훈련은 어찌되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 "조금이라도 희망을 잃지 말지어다" 충정공 민영환의 명언이다. ​ 앞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고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잊지 말고, 잃지 말기를 바란다. 나아가 마음에 명랑함을 지녀야 한다. 명랑한 마음을 가지면 운을 불..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8 편지 8. ​ 인간은 노력에 의해 성장하고 바뀐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존재라는 거야. 자기 자신을 고정시키지 말길 바란다. 물도 고이면 썩듯이 사람도 변화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어. 물도 흘러야 하고 생각도 흘러야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말라는 거야.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믿고 노력하길 바란다.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변한다고 해. 성장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거야. 중년이 된 엄마도 뇌의 가소성을 믿고 꾸준히 책 읽고 뇌에 자극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물며 20대 청춘인 너는 발전할 가능성이 얼마나 크니. ​ 부디 자신의 능력을 규정짓지 말고 틀에 가두지 마라.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장하고 더 멋진 사람 더 멋진 인생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고된 훈련으로 집..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7 편지 7. ​ 며칠 전에 절에 다녀왔단다. 인간은 나약한 존재여서 힘든 일이 생기면 하늘에 의지하게 되더구나. 하늘에 의지하는 건 인간이 가져야 하는 겸손을 만나는 시간이야. 하늘이 나를 도와준다는 믿음이 스스로를 이겨내는 힘과 자신감을 주기도 한단다. 장병들의 건강과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절을 하고 돌아왔어. 땀 흘리며 절하는 것도 마음 수양에 큰 도움이 되더구나. 문제는 저녁이 되면서였어. 저녁이 되니 허벅지와 종아리에서 신호를 보낸다. 안 쓰던 근육을 사용했더니 악 소리가 난다. 그러다가 네 생각이 났어. 엄마는 절 몇 번이지만 '너는 훈련받으면서 더하겠다' 하고 말이야. 너도 처음에는 몸 여기저기가 다 아프고 곡소리가 나겠지?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단련이 되리가 생각된다. ​ 새로운 것을 배.. 더보기
(군대 간)아들에게 보낸 편지 3 편지 3. ​ 지겹도록 내리던 장마도 막바지에 접어들었구나. 네가 집에 있을 때 엄마는 일하다가 오후 3~4시경 너에게 전화를 자주 했지. 집인지 알면서 어딘지 묻고, 인터넷강의 듣겠지 싶으면서도 뭐 하는지 물어보면서 말이야. 지금이 그 시간이라 몇 자 끄적인다. 요즘 밤에 잠은 잘 자는지 궁금하다. 물론 잠자리가 바뀌고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아서 숙면을 취하지는 못하겠구나.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했으니 차차 적응해 나가리라 믿는다. 적응은 나를 변화시키고 내가 점차 확장되어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적응해야 하고 그로 인해 성장하고 발달해 나간다고 한다. 적응하면서 성장하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해본다. ​ 밥 먹는 건 어떠니? 훈련받고 힘들 텐데 가리지 말고 먹고, 몸.. 더보기
(군대 간) 아들에게 보낸 편지 1 편지 1. ​ 아들아! ​ 편지로 만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요즘 휴대폰 사용으로 편지 쓸 일이 없는데 군대라는 곳이 아날로그 감성을 살려주는 맛도 있구나. 어제 너를 입대시키고 돌아오는 길이 아주 허전했어. 아빠도 많이 서운해하더구나. 새로운 곳에서의 군 생활 어떠니? 많이 힘들지? 모든 것이 어색하고 불편할 거야. 하루하루 지나면서 차츰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엄마도 어제 너를 군에 보내고 텅 빈 너의 방문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했는지 모른다. 아침저녁으로 네 생각이 더 많이 난다. 이또한 다 지나가리라 생각한다. 인생 전체를 두고 보면 지금 이 순간은 하나의 점일 뿐이야. 지금은 힘들고 포기하고 싶고 벗어나고 싶지만 지나고 나면 삶의 거름이 되어주며 성장의 발판이 되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