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한파가 집을 뒤흔든다.
단수斷水!!!!!!!
지난 주말 씽크대 냉.온수 단수! 베란다 단수!
오직 물이 나오는 곳은 화장실 냉수가 유일하다.
화장실 냉수가 나와서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화장실 온수를 나오게 하려고 보일러실로 갔다.
보일러통 온수관을 단열재를 뜯어내고 드리이기로 열을 가했다.
30분이나 공을 들였는데 헉~!! 전혀 반응이 없다.
왠지 억울하다.
그나마 주말이라 다행이다.
급한대로 최소한의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가스레인지에 물을 끓였다.
양치, 세수, 머리감기는 패스 ~!! 으흐~~~
근데 패스가 안되는 1인이 있다.
아들녀석~~!! 하루도 머리를 감지 않으면 안된다.
물을 끓여 세숫대야에 냉.온수 섞어서 적당한 온수를 만들어 주었다.
머리를 감으라 하고 욕실을 나왔더니 아들녀석이 다시 부른다.
뭔일인가 가봤더니 어떻게 씻냐는 거다.
매일 서서 샤워하면서 머리를 감다보니 세수대야에 머리감는것이 생소한가 보다.
어허~~ 참! 한심하다.
엉덩이 바짝들고 무릎을 살짝 굽혀서 머리는 세숫대야에 박아서 감으라 했다.
시범을 보이면서 재연을 했다.
아들녀석 머리가 안닿는다고 한다.
헉~!!!!!!
유연성이 이렇게 없을 줄이야. 나무처럼 뻣뻣하다.
뻐덩뻐덩한 몸으로 머리감는다고 쇼를 한다.
돈 안내고 재미있는 쇼를 봤다.
씽크대 물이 안나오니 설거지 하는 것도 이만저만 불편한게 아니다.
밥도 하기 싫고 그냥 빵으로 떼울 작정이다.
눈치 빠른 남편~!!!
밥을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아내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서 움직인다.
남편이 나섰다.
온수를 나오게 하기 위해 여기저기 어슬렁 거린다.
집에서는 이름하여 꽝손으로 유명하다.
내심 기대하지 않았다.
밖으로 나간다. 나갔다 들어오더니 대형 난로를 사왔다.
등유를 넣어서 사용하는 난로다. 가정집에서 쓰기에는 어마무시하게 크다.
헉~!! 황당한 크기의 난로...... 뭐라 할 말이 없다. ㅋㅋㅋㅋ
업소에나 있을 법한 난로를 베란다로 옮겨서 전기코드를 꼽아서 가동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기가 온 집안에 퍼진다. 따뜻하니 기분은 좋다.
3시간 가량 가동했을 때쯤 배란다에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냉수에 온수까지~!! 우와~~ 대박!!
욕실에 온수도 콸콸~!! 아들아 머리 편하게 감을 수 있게 됐구나~~!!
냉수에 온수까지~!! 이렇게 기쁠수가.... !!!
일상이 기적이 되는 순간이다.
이런 감사함을 잊고 살았구나. 다시한번 느낀다.
이제 주부가 가장 불편한 씽크대 물이 나와야 한다.
나에겐 그 어디보다 물이 있어야 하는 중요한 곳이다.
주방이 바로 외벽이라 겨울이 되면 가장 취약한 곳이 씽크대 수도이다.
씽크대 문을 활짝 열고 집중 해동 시작~!!
이렇게 난로를 가동시키고 참을 인 忍을 새긴다. 난로 위에 주전자~!!
옛날 생각에 새록새록 ~!!
씽크대 수돗물 나오게 하려고 난로를 다시 3시간을 돌리며 기다렸다.
근데 어라~~??? 씽크대 수도는 꼼작도 하지 않는다.ㅠㅠ
외벽이 단단히 언 모양이다.
태양의 신을 기다릴 수 밖에....
포기하고 기온이 올라가기만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이다.
아침에 일상이 기적을 다시 한번 느꼈다.
씽크대에서 물이 콸콸~!! 냉수.온수 다 나온다.
감사함에 웃음이 절로난다. 복권당첨~!! 하면 이런 기분일까?
예전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조급한 마음에 짜증이 앞서곤 했다.
불평이 앞섰다.
이제는 달라졌다.
벌어진 일을 한걸음 물러나 바라본다.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롭게 대처한다.
겨울한파가 집에 들린날 나는 기적을 만났다.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 지금 이 순간의 기적이다.
기적은 지금 이순간에도 일어나고 있다.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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