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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노트,독서HAZA365>/독서노트-2015년

<책속글귀 - 참 서툰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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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자리

 

나는 불행하다 불행하다 생각하니

어느새 내옆에 불행이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나는 우울하다 우울하다 생각하니

어느새 내옆에 우울이 자리잡고 앉아 있었다.

나는 눈물 난다 눈물 난다 생각하니

어느새 내 옆에 눈물이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나는 이제 행복하다 행복하다 생각하며

내옆자리를 비워 놓고 행복을 기다린다.

 

 

 

 

 

내가 나에게

쓰러져 다시 일어나려고 애쓰는 내게

또 다른 내가 말한다.

그만, 그만, 그만,

이제 그만 애써도 괜찮아.

충분히 힘들었잖아.

다시 일어나 달리는 것도 분명 중요한 일이겠지.

하지만 지금은 잠시만 그대로 있어.

그만, 그만, 그만,

충분히 노력했어.

내가 옆에서 다 지켜봤장ㅎ아.

세상 사람들이 몰라준다 해도

내가 옆에서 지켜봤으니 그래도 괜찮아.

 

쓰러져 다시 일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내게 또 다른 내가 말했다.

이제 조금쉬렴.

 

쓰러져 있는 나도,

쓰러져 있는 나를 쳐다보는 나도

두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그만, 그만, 내가 다 알아.

 

 

 

 

불나무

나무는,

나무는 자신의 몸을 태워 불을 만든다.

나무는 자신의 몸이 타들어 가는 순간을

영원의 기억처럼 간직하며 기뻐한다.

 

영원한 것은

기억밖에 없다.

그래서 나무는

자신이 무엇에 쓰인다는

그 쓰임새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가 된다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하나도 서러울 것 없는,

 

 

 

정말,

진짜,

너무,

이런 단어들이

왜 생겨난 줄 아세요?

그런 단지 '사랑한다'는 말로는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을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말, 진짜, 너무

 

 

 

 

 

 

당신이 떠나며

내 가슴

한가운데 박아논 못 하나,

그 못 빼 버리지 않고,

 

당신이 다시 내게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하나 걸어 둡니다.

튼튼한 못 하나.

희망 하나 걸어두기 딱 좋은

 

 

룰루랄라

다시 룰루랄라 하며 사는 일

쉽지 않다.

이제 그만 울음을 그치는 일

쉽지 않다.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일

쉽지 않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일

쉽지 않다.

너를 잊는다는 일,

쉽지 않다.

 

네가 떠난지금

내겐 그 어느것 하나 쉽지 않다.







 

 

아직?

아직?

아직 멀었나요?

얼마나 더?

얼마나 더?

 

알수 없으니

더 힘드네요.

바닥까지는

아직 멀었나요?

바닥까지 가야

다시 올라갈 텐데.

 

아직?

아직?

아직 멀었나요?

 

 



 

 

우체통이 빨간 것은

그 안에 놓은

내 편지들을 읽어서다.

 

우체통은

내 편지를 읽고

나 만큼이나

부끄러웠나 보다.

얼굴이 빨개졌다.

 

 



 

 

사랑에 빠지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더니, 그렇더군요.

한데 떠난 당신,

가실땐 내 눈에

씌어 놓으신 그 콩깍지

뻬주고 갸셨어야죠,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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