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자리
나는 불행하다 불행하다 생각하니
어느새 내옆에 불행이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나는 우울하다 우울하다 생각하니
어느새 내옆에 우울이 자리잡고 앉아 있었다.
나는 눈물 난다 눈물 난다 생각하니
어느새 내 옆에 눈물이 자리 잡고 앉아 있었다.
나는 이제 행복하다 행복하다 생각하며
내옆자리를 비워 놓고 행복을 기다린다.
내가 나에게
쓰러져 다시 일어나려고 애쓰는 내게
또 다른 내가 말한다.
그만, 그만, 그만,
이제 그만 애써도 괜찮아.
충분히 힘들었잖아.
다시 일어나 달리는 것도 분명 중요한 일이겠지.
하지만 지금은 잠시만 그대로 있어.
그만, 그만, 그만,
충분히 노력했어.
내가 옆에서 다 지켜봤장ㅎ아.
세상 사람들이 몰라준다 해도
내가 옆에서 지켜봤으니 그래도 괜찮아.
쓰러져 다시 일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내게 또 다른 내가 말했다.
이제 조금쉬렴.
쓰러져 있는 나도,
쓰러져 있는 나를 쳐다보는 나도
두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그만, 그만, 내가 다 알아.
불나무
나무는,
나무는 자신의 몸을 태워 불을 만든다.
나무는 자신의 몸이 타들어 가는 순간을
영원의 기억처럼 간직하며 기뻐한다.
영원한 것은
기억밖에 없다.
그래서 나무는
자신이 무엇에 쓰인다는
그 쓰임새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가 된다해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하나도 서러울 것 없는,
정말,
진짜,
너무,
이런 단어들이
왜 생겨난 줄 아세요?
그런 단지 '사랑한다'는 말로는
당신에 대한 내 마음을
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정말, 진짜, 너무
당신이 떠나며
내 가슴
한가운데 박아논 못 하나,
그 못 빼 버리지 않고,
당신이 다시 내게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하나 걸어 둡니다.
튼튼한 못 하나.
희망 하나 걸어두기 딱 좋은
룰루랄라
다시 룰루랄라 하며 사는 일
쉽지 않다.
이제 그만 울음을 그치는 일
쉽지 않다.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일
쉽지 않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일
쉽지 않다.
너를 잊는다는 일,
쉽지 않다.
네가 떠난지금
내겐 그 어느것 하나 쉽지 않다.
아직?
아직?
아직 멀었나요?
얼마나 더?
얼마나 더?
알수 없으니
더 힘드네요.
바닥까지는
아직 멀었나요?
바닥까지 가야
다시 올라갈 텐데.
아직?
아직?
아직 멀었나요?
우체통이 빨간 것은
그 안에 놓은
내 편지들을 읽어서다.
우체통은
내 편지를 읽고
나 만큼이나
부끄러웠나 보다.
얼굴이 빨개졌다.
사랑에 빠지면
눈에 콩깍지가
씐다더니, 그렇더군요.
한데 떠난 당신,
가실땐 내 눈에
씌어 놓으신 그 콩깍지
뻬주고 갸셨어야죠,
예?
'< 독서노트,독서HAZA365> > 독서노트-2015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속글귀 - 사람이 선물이다> (0) | 2015.11.04 |
---|---|
<책속글귀 - 대통령의 글쓰기> (0) | 2015.11.03 |
<책속글귀- 참 서툰 사람들> (0) | 2015.11.01 |
<책속글귀- 명상의 길> (1) | 2015.10.31 |
<책속긁귀- 노는만큼성공한다> (1) | 2015.10.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