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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정선(精選) 목민심서 -정약용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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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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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물정을 살핌[察物]



무릇 미세한 허물과 잘못은 마땅히 그냥 보아 넘겨야 한다. 지나치게 세세히 밝히는 것은 진정한 밝음이 아니다. 가끔씩 부정을 적발하되 그 기미를 살피는 것이 귀신같아야 백성들이 두려워한다.


수령이 아전들이나 향청 직원들의 한두 가지 숨겨진 부정을 듣고는 마치 대단한 기회인 양 그 부정을 들춰내어 세상에 드러내놓고 떠들며 세세히 밝혀내는 밝음을 과시하는 것은 천하에 박덕한 짓이다.

 

큰 사건은 들춰내되 작은 일은 그냥 지나쳐버리기도 하고, 혹은 속짐작만 하기도 하고, 혹은 은밀히 그 사람을 불러 따뜻한 말로 훈계하여 스스로 반성하게 하는 등 너그럽되 늘어지지 않고 엄격하되 가혹하지 않아 온후하게 덕으로 대해야 한다.

 

진심으로 감동하여 따르게 하는 것이 아랫사람을 잘 거느리는 길이다. 깊은 물속에 숨은 고기를 세세히 살피고, 경솔하게 가혹한 형벌을 가하는 것이 어찌 훌륭한 수령이 할 바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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