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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워킹작가의 일상생각2022년

일상을 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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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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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를 적으려다 며칠인가 싶어 휴대폰을 들여다본다. 하루가 지나가는 밤 12시를 향하는데 말이다.  오랜만에 끄적인다. 조용한 밤 침묵을 접하니 괜스레 펜을 집는다.

먼저 소소하고 소박한 하루에 감사한다. 매일 만족하며 지낸다. 만족은 나태함일까? 고개를 젓는다. 만족으로 두고 싶어서다.

잠시 고개를 든다. 네온 테트라가 수족관에서 바쁘게 오가는 것이 보인다. 테트라도 내가 불을 끄고 방으로 들어가야 잠을 자려나 보다.

 

1.

근래에 속이 탈 났다. 더부룩하고 체한 듯 막혀 답답한 증상이다. 과식을 하거나 음식을 잘못 먹으면 곧잘 생겼다. 아주 오랫동안 괜찮더니... 기온이 떨어지니 소화력도 떨어진 겐가? 약을 먹는다.

마음이란 이상하여 약을 먹으면 속이 편안해서 다시 먹고 싶어져서 먹는다. 먹고 나면 소화가 되지 않아 답답해 또 약을 먹는다.

망각이 이렇게 심하단 말인가? 아니다. 미련한 건가?

소식에 소식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일 아침에 핸드드립으로 커피 내려서 모닝빵을 먹을 생각을 하니 엔도르핀이 돈다. 하하.. 모닝커피만은 양보할 수 없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약을 먹어서인지 배가 고파서인지 알 수 없다.

​​

2.

점심시간에 친정에 다녀왔다. 집 근처라서 자주 들린다. 엄마가 혼자 계시니 적적하실듯하여 들리기도 하지만 사실은 내가 좋아서 간다. 오늘은 묵사발 만들어 주신다며 오라신다. 집 앞에서 도토리묵을 사 오셨단다.

엄마표 묵사발 레시피:

멸치,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내고,

김치는 총총 썰어

참기름과 설탕을 조금 넣고 조물조물해둔다. 오이는 채 썰어 두고

도토리묵도 길이로 채 썬다.

 

가루김이 없어 식탁김을 잘라서 준비한다. 갖은양념이 들어간 간장이 준비되어 있다.

채 썰어 준비한 묵을 먼저 사발에 담고

김치, 오이, 김가루를 도토리묵 위에 올린다.

육수를 붓고 간장으로 긴한다.

한 그릇 든든하게 먹는다.

속이 언제 아팠냐는 듯 밥까지 말아 먹었다. 엄마 밥상은 언제나 옳다.

엄마와 만날 때마다 새로운 카페를 찾아가 차를 마신다. 새로운 공간으로 자극을 주기 위해서다.

덕분에 집 근처와 수성못 주변의 커피숍은 대부분 가봤다며 "혼자서는 이런데 오지도 못한다"라며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신다. 언제나 친구 같은 엄마다. 어떤 이야기를 꺼내도 잘 들어주고 장단 맞춰 주신다.

때로는 먼저 이야기를 풀어 가신다. 그 목소리가 크고 또렷하시다. 소소한 모습이지만 감사하다.​

3.

엄마는 일을 좋아하신다. 텃밭 가꾸기에 진심이시다. 문제는 텃밭이 거리가 멀다는 거다. 같이 갔다 와보면 나도 힘들다.그곳 텃밭에서 일까지 하고 오시니 피곤이 두 배다. 이렇다 보니 몸에 무리가 온다. 무리하지 마시라고 말해보아도 지금껏 하던 근성이 있어 하지 않기가 쉽지 않으신가 보다.

그러다 몸에 탈이 나면 병원으로 달려가 몸살 주사를 맞고 오신다. 좋아하시는 것을 못 하게 말리는 것도 아니다 싶어 살살하시라고만 얘기한다. 좋아하는 것을 못 하게 하면 그 또한 스트레스일 거다. 스스로 힘에 부치시면 그만두시겠지 생각한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힘들 때나 힘날 때나 가는 곳이 친정이다. 오랜만에 끄적인 것이 엄마 이야기로 흘러왔다. 엄마의 존재는 나이와 상관없이 그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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