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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소개,책속글귀-2019년

언어의 온도 -이기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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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글귀

 

언어의 온도  -이기주 지음

 


 

도서관 책장을 거닐다 책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언어의 온도> 익숙한 책제목이다. 인기만점인 책을 뒤늦게 만났다. 뒤늦게 만나도 인연이다. 태풍이 한차례 지나간 조용한 어느날 홀로 반짝이는 조개를 발견한듯 찾아낸 책이다.

언어의 온도는 일상의 이야기를 허투루 흘러 보내지 않고 글감으로 포착하여 풀어냈다. 천상 작가라는 생각을 한다. 작가는 사물과 주위의 현상을 관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며 사색하고 글로 쓰고 책으로 펴낸듯하다.

우리도 흔히 접할수 있는 일상의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철학적 사고를 더해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생각하고 한걸음 나아가 다시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써낸 글은 삶이 고스란해 글속에 배여있는 느낌이다.

생각은 깊을 수록 의미있는 글을 낳고 글은 수정을 거듭할 수록 좋은글을 된다. 언어의 온도에서 느낄수 있었다. 짧게 쓰여진 길이지만 글속에 사색과 삶의 의미가 느껴진다.

 

 

대지에 발을 붙이고 사는 사람치고 사연 없는 이가 없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몸뚱어리의 소유자라 할지라도 우주만 한 크기의 사연 하나쯤은 가슴속 깊이 소중하게 간직한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다만, 그러한 사정과 까닭을 너그럽게 들어줄 사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인 듯하다. 우리 마음속에 그럴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 가슴에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커다란 구멍이 나 있기 때문일까. 가끔은 아쉽기만 하다. -p63

 

 

 

 

상대의 웃음 뒤 감춰진 상처를 감지할 때,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뿐 아니라 싫어하는 것까지 헤아릴 때 "그 사람을 좀 잘 안다"고 겨우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위로는,헤아림이라는 땅 위에 피는 꽃이다.

상대에 대한 '앎'이 빠져 있는 위로는 되레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한다. 상대의 감정을 찬찬히 느낀 다음, 슬픔을 달래 줄 따뜻한 말을 조금 느린 박자로 꺼내도 늦지 않을 거라고 본다.

-p70

 

 

어느 포근한 봄날이었다. 집 근처에 있는 타이어 전문점에 들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20대 중반쯤 돼 보이는 엔지니어가 "어서 오세요"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처연의 이미와 콧등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있었다.

타이어를 갈아 끼는 모습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다 불쑥 말을 걸어봤따. 불현듯 궁금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저, 실례합니다. 여쭈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타이어 보면 어떤 생각 드시나요?"

"네?"

 

"그러니까, 타이어가 운전자랑 닮았다거나, 뭐 그런..."

"아, 그럼요. 전 타이어만 봐도 운전자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요."

 

"정말요?"

"네. 타이어의 마모 磨耗 상태에 따라 고객의 운전 습관이나 성향을 미루어 짐작하곤 해요. 원래 타이어의 정식 명칭은 러버 휠 rubber wheel이었다고 해요. 고무바퀴라는 뜻이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다들 '타이어'라고 불러요. 왜일까요.

자동차 부품 중 가장 피곤한 tired게 타이어라는 거죠."

"아하, 재미있네요."

"예. 그런데 운전하면서 자동차의 발에 해당하는 타이어를 참 피곤하게 만드는, 피곤한 운전자가 많아요. 운전에 '3급'이라는 게 있어요. 급출발, 급가속, 금정지인데요, 이걸 밥 먹듯이 하는 운전자들은 성격이 삐딱하고 과격한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이 끌고 온 차량을 살펴보면 아니나 다를까 타이어 상태가 엉망이라니까요."

 

"아, 그렇게 볼 수도 있겠군요."

타이어를 교체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청년의 말을 되씹었다. 그리고 그의 말에, 내 삶을 비춰봤다.

나는 자동차 타이어에 어떤 자국을 새겨 놓았을까. 마모된 흔적을 복원하면 내가 지나온 길과 그 여정에서 취한 삶의 태도를 짚어볼 수 있을까.

청년의 증언처럼, 사람 성격은 아주 사소한 데서 드러나는 법이다. 그건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고, 즉흥적으로 변조할 수도 없다. 이러한 이치는 우리네 일상뿐만 아니라 사물의 본질과 삼라만상에 꽤 깊이 관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는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나곤 한다. -p73

 

 

<언어의 온도>는 몇℃일까? 언어의 온도가 몇도일때 거부반응이 나지 않을까? 너무 뜨거우면 사람을 놀라게 하고 너무 차가우면 사람을 떠나게 한다.

서로 공감할수 있는 언어의 온도는 몇도일까? 내가 생각하는 언어의 온도는 인간이 거부할수 없는 가장 가까운 온도, 체온과 흡사한 36.5℃에 머무른다.

 

​언어의 온도 -이기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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