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
장가방 들고 도서관 가는 아내와
장가방 들고 마트 가는 남편
지금껏 남편이 거르지 않고
해주는 집안일이 있다.
바로 장 보기다.
직장생활을 하며
일요일이 되면
오롯이 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그때마다 남편은 장가방을 들고
혼자서 마트로 가서 장을 봐왔다.
마트 갔다 오면 어김없이 하는 말이 있다.
"다들 가족단위로 와서 장도 보고 밥도 먹고 하더라"
"남자 혼자 장 보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거다"라는 거다.
이런 말을 하면서도
아내를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어
뿌듯해 보이는 말투다.
장 보는 일을 되풀이하다 보니
이젠 남편의 장 보기는 습관이 되었다.
나의 장 보기는 집 앞 재래시장에서다.
필요한 것만 빠르게 사서
간단하게 들고 오는 것이라
시간도 적게 들고 힘도 덜 든다.
나는 마트 가는 것을 유독 피곤해 한다.
사람이 북적이는 곳에서 넓은 마트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오늘도 남편은
장가방을 들고
마트로 갔다. "
이젠 남편도 조금 지치는 것 같다.
집을 나가면서
"요즘은 인터넷에서 장 보면
배달도 다 해주더라"라며
넌지시 말을 던진다.
장가방을 들고
마트 가는 남편의 모습을 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와 상관없이
나는 다음 주에도 어김없이 장가방을 들고
도서관에 갈 것이다. ♥
장가방 들고 도서관 가는 아내와 사는
장가방 들고 마트 가는 남편
728x90
반응형
'<소소한 일상과 생각> > 소소한일상-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소한 일상-지혜의 장가방 (0) | 2019.07.10 |
---|---|
소소한 일상-커피들고 생쇼 (0) | 2019.07.09 |
소소한 일상-작은 지출, 큰 기쁨 (0) | 2019.07.05 |
마음속 글귀-이것저것 (0) | 2019.06.29 |
마음속 글귀- 온전히 빛나라 (0) | 2019.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