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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과 생각>/소소한일상과 생각

소소한 생각, 머리를 감다 말고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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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감으려고 물을 잔뜩 묻히고 샴푸를 짜는데 용기에 샴푸가 비어 있다.
샴푸가 얼마 남지 않아 용기는 아주 가벼웠다.
펌프식 용기를 힘주어 꾹꾹 눌러 보았지만, 요란한 소리만 나고 내용물은 올라오지 않는 것이다.
더 세게 힘주어 눌러 보았다.
이번엔 좌로 우로 비틀거리며 넘어지려고 한다.
겨우 필요한 양을 만들어 머리를 감았다.

비어있는 샴푸 용기를 보며 사람과 이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도 샴푸 용기처럼 속에 담고 있는 지식이나 정보량이 적을수록 요란하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전부 인양 아는 채 하고 싶어 한다.
요란한 개구리처럼 개굴개굴, 참새처럼 짹짹 의미 없이 소리에 아주 시끄러워진다.
빈 수레가 요란한 것과 같다.
난 빈 샴푸통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와 반대로 내면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은 요란하지 않다.
무게감이 느껴지고 진중하니 시끄럽지 않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조용히 자신의 일부를 내어준다.
그것도 요란스럽지 않고 조용하게 말이다.

비어있는 샴푸 용기는 조금만 힘을 가해도 왔다 갔다 쉽게 흔들린다.
스스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타인의 말에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것과 같다.

그와 반대로 내면이 꽉 찬 사람은 외부의 힘에도 쉽게 흔들림이 없다.
스스로 중심을 잡고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머리를 감다 말고 생뚱맞지만 내실이 튼튼한 사람이 되어보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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