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글귀
자판 앞에서 한동안 멍하니 손을 멈춘다.
껌뻑이는 커서, 아무것도 없는 백지.
왜 이러고 멍하니 앉아 있나?
무엇을 쓰려고 하나?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을 때
이렇게 시작한다.
솔직한 지금의 심정을 담아내는 것이다.
한자 두자 쓰다 보면
생각이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백지가 글로 채워진다.
신기한 것은 정말 쓰려고 의도한 것도 아니고
무엇을 쓰겠다고 덤빈 것도 아니다.
그냥 쓰기 위해 앉았다.
왜 써야 할까?
글쓰기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다.
하루 이틀 조금의 강제성을 가지고 접근하면
몸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생각을 쓰고, 일상을 쓰고, 느낌을 쓰고,
아픔을 쓰고, 감동을 쓴다.
정직하고 진실된 글을 쓰면
진짜 내 글이 된다.
이렇게 끄적이다가 떠오르는 생각으로
글을 시작한다.
엄마의 보폭
가끔 엄마와 길을 걷는다.
어딘가를 가기 위해,
무언가를 사기 위해,
산책을 하기 위해 함께 걷는다.
어제도 그런 날이었다.
식육점에 국거리를 사기 위해 함께 걸었다.
언제부터인가 엄마의 걸음걸이가 느려졌다.
내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보폭이 좁아지고 느려졌다.
아차! 아무 생각 없이 나의 속도로 걷다가 깨닫게 되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엄마의 걷는 속도에 맞추기 시작했다.
아주 천천히 천천히 걸었다.
언제 이렇게 연세가 들었지?
연세가 들수록 쇠약해진다.
늘 마음은 청춘인데라고 하시며
가끔 무리해서 몸을 사용한다.
그 후 여지없이 몸살이 나곤 한다.
마음은 늙지 않는다. 늘 청춘에 머무른다.
몸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늙어감을 하나씩 받아들이는 것이
허무하고 허탈하고 상실감이 들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나이 듦으로 인한 포용력과 여유로움은 더해진다.
살아온 인생의 경험으로 말 한마디 한마디에 삶이 묻어난다.
며칠 전 몸살로 병원에 들렀다며
"병원에서 무리는 하지 말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은 좋다고 하더라" 시며
활짝 웃는 모습이 아직 소녀 같으시다.
-by 독(讀)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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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하는 책 읽기, 일일일책으로 눈부신 인생을! 독(毒)한 여자의 독(讀)한 이야기평범한 주부는 39세 되던 생일날 독서를 결심한다. 그로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읽었고, 3년 만에 1000권을 독파했다.책은 사막을 헤매다가 만난 오아시스였다. 독서와 거리가 멀던 평범한 워킹맘에게 신세계였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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