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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한, 아니 죽음으로도 우리는 타인과 영향을 주고받는다. 타인의 세계가 흔들리면 연결된 내 세계도 흔들 릴 수밖에 없다. 매일 쏟아지는 죽음과 차별 앞에 애도는 어떻게 가능할까. 강연 끝에 말했다.
"동정과 공감은 달라요. 누군가를 불쌍하게 여기는 동정은 타인보다 내가 더 낫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내 위치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요. 공감적 상상력은 상대의 자리에 나를 세우는 일이에요. 내 세계가 깨지며 확장되는 일이죠.
모든 공부. 만남. 애도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는 일이어야 해요. 타인의 세계가 나를 바꿔놓고, 나를 죽이는 것. 우리는 더 불편해져야 해요.
인생은 아름답지 않다. 인간은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그저 세상에 툭 던져진 존재이고, 다만 살아 있기에 살아가는 것뿐이다. 점점 죽어가는 몸, 영원할 수 없는 관계, 불확실한 삶에서 어쩌면 눈물은 필수다.
독방에서 울 것이다. 광야에서 울 것이다. 어디에서든 울어야 한다면 나는 광야를 선택할 것이다. 적어도 나처럼 울고 있는 누군가가 보이는 곳에서 함께 울고 싶다. 그때 나는 인간이, 내 존재가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고 믿으니까. 포항에서의 이틀은 함께 우는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을 선물해 준 사람. 장소 모두에게 감사한다.
우리가 나눈 마지막 인사."우리 계속 흔들려요. 사소한 혁명을 일으켜봐요."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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