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차게 걸으면서 나는 시를 읊기 시작했다. 단어를 찾는 것과 활기찬 걸음걸이는 서로 잘 어울렸다.
첫 구절이 기억에 떠오른다.
혼자 걸으니 가슴이 설레네.
들판이 멀리 나아가 하늘과 만나고
산들이 꿈같은 푸르름 속에 떠 있고
속삭이는 바람이 쏜살같이 달려가는
그곳은 어디인가.
'희망이 없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태어나지 않은 것만 못하다."
-괴테
education
교육의 주요 역할은 배우려는 의욕과 능력을 몸에 심어주는데 있다. '배운 인간'이 아닌 계속 배워 나가는 인간을 배출해야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인간적인 사회란 조부모도, 부모도, 아이도 모두 배우는 사회이다.
power
절대 권력은 선의의 목적으로 행사될 때에도 부패한다. 백성들의 목자를 자처하는 자비로운 군주는 그럼에도 백성들에게 양과 같은 복종을 요구한다.
children
성장 과정을 말에 대해 불신하게 되는 과정과 동일시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성숙한 이는 자신의 귀보다는 눈을 더 신뢰한다. 눈의 명료함보다 말을 더 믿는 데에서 비합리성이 나타난다. 어린아이와 미개인 그리고 맹신자들은 그들이 보아온 것보다는 들어왔던 것들을 더 잘 기억한다.
failure
우리는 주로 자신이 우위에 설 희망이 없는 문제에서 평등을 주장한다 절실히 원하지만 가질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자신이 절대적 평등을 내세우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그런 시험에서 공산주의자란 좌절한 자본주의 자라는 것이 드러난다.
hope
절망과 고통은 정태적인 요소이다. 상승의 동력은 희망고 긍지에서 나온다. 인간들로 하여금 반항하게 하는 것은 현실의 고통이 아니라 보다 나은 것들에 대한 희구이다.
language
언어는 질문을 하기 위해 창안되었다. 대답은 투덜대거나 제스처로 할 수 있지만 질문은 반드시 말로 해야 한다.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첫 질문을 던졌던 때부터였다. 사회적 정체는 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질문을 할 충동이 없는 데에서 비롯된다.
happiness
이런저런 것만 있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 것은 불행의 원인이 불완전하고 오염된 자아에 있다는 인식을 억누르는 것이 된다. 따라서 과도한 욕망은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느낌을 억누르는 수단이 된다.
religion
종교는 신이나 교회, 성스러운 동기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는다. 종교적 몰입의 근원은 자아에, 아니 그보다는 오히려 자아의 거부에 있다. 헌신은 자아 거부의 앞면이다. 종교적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왜냐하면 몽테뉴도 지적했듯이 '자기를 증오하고 경멸하는 것은 다른 피조물에서는 볼 수 없는 인간에 국한된 병'이기 대문이다.
hatred
증오가 정당한 불평보다는 자기 경멸에서 솟아난다는 것은 증오와 죄의식의 밀접한 관계에서 드러난다.
money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상투어를 만들어낸 사람은 악의 본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인간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다.
나의 독학은 내가 사금을 채취하고 있을 때 눈에 띄게 진전되었다. 공부하고 생각하고 글쓰기를 익힐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해 나는 산 위로 올라 가야 했는데, 쌓인 눈에 오랫동안 발이 묶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일이 없는 동안에도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읽을거리를 충분히 준비하기로 했다.
나는 1,000페이지 정도의 두꺼운 책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두껍고 활자가 작고 그림이 없으면 어떤 책이건 상관없었다. 나는 헌책방에서 그런 책을 찾아 1달러를 주고 샀다. 제목에 눈을 돌린 것은 책값을 치르고 난 뒤였다. 표지에는 [미셀 몽테뉴의 에세이들]이라고 적혀 있었다. 에세이가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몽테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눈에 말이 묶일 것이라는 내 예감은 적중했다. 나는 그동안 몽테뉴를 3번이나 읽어 거의 외울 정도가 되었다. 나보다 수백 년 전에 태어난 프랑스의 귀족이 쓴 책이었지만 읽는 내내 나는 그가 나에 관해 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모든 페이지에서 나 자신과 마주쳤다. 그는 나의 내면에 잠재된 깊숙한 생각들을 알고 있었다. 그 책의 언어는 정확했고, 거의 격언에 가까웠다. 나는 훌륭하게 다듬어진 문장 속에서 독특한 매력들을 발견했다.
"철학자들의 의도는 무엇이 옳은지를 사람들의 코에 가져다 보여주는 것."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 -에릭 호퍼 저
'< 독서노트,독서HAZA365> > 독서노트-2018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저 (0) | 2018.05.15 |
---|---|
금요일엔 돌아오렴 -416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씀 (0) | 2018.05.15 |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 -오도엽 저 (0) | 2018.05.14 |
암에 걸렸다는데, 저는 건강히 잘 살고 있습니다. -호사카 다카시 저 (0) | 2018.05.13 |
전태일 평전 -조영래 저 (0) | 2018.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