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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8년

격몽요결 中 (독서장 讀書章) -이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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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옛 선현들과 독자를 서로 만나게 해주어서, 책을 점점 읽어가는 도중에 이 책을 쓴 저자는 어떻게 생긴 사람이었으며, 어떠한 형의 인물이었을까 하고 상상하기 시작한다.


맹자나 중국의 대역사가 사마천도 이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하루에 두 시간만이라도 다른 세계에 살아서 그날그날의 번뇌를 끊어 버릴 수가 있다면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육체적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로부터 남이 부러워하는 특권을 얻는 것이 된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를 심리적 효과로 말한다면 그것은 여행하는 것과 조금도 다른 것이 없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독서를 즐겨 하는 사람은 언제나 사색과 반성의 세계로 출입할 수가 있는 것이다.
비록 물리의 사상을 기록한 책이라 할지라도 그러한 사상들을 친히 보고 체험하는 것과, 책을 읽어서 아는 것과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서적상으로는 물리적 사건들은 하나의 구경거리이며, 또 독자는 그 구경꾼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책은 우리들을 이 명상의 기분으로 유도하는 것만으로 그 사명을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막대한 시간을 소비하며 신문을 뒤적이는 것은 전혀 독서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하면 신문의 일반 독자는 이러한 명상의 가치가 없는 사실이나 사건의 보도에만 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써나가기 시작한 임어당의 독서에 대한 이야기는 점입가경이다.
그는 계속 이렇게 말한다.


"독서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말은, 내 생각으로는 소동파의 친구였던 송대의 시인 황산곡의 말일 것이다. 그는 '사대부가 사흘 동안 글을 읽지 않으면 그가 스스로 깨달은 말이 무미건조하고, 또 거울에 비치는 자기의 얼굴을 바라보기가 또한 가증스럽다'라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를 풀이해 보면, 즉 독서는 책을 읽는 사람에게 매력과 풍격을 주는 것으로 독서의 목적은 이 밖에는 없고 이 점을 노리는 독서야말로 참된 독서라는 말이다.


송대의 학자 정이천은 논어에 관해서 이렇게 말했다.

"<논어>의 독자는 도처에 있다. 그러나 그것을 읽어도 어떤 사람은 그 즉시로 잊어버린다. 또 어떤 사람은 그 글 중의 한두 줄에 환희를 느끼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부지중에 기뻐서 춤추고 뛴다."


이렇게 자기 마음에 드는 저자의 발견은 곧 자기의 지적 발전도상의 가장 심각한 사건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러한 때에는 혼의 친화라는 것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고금의 작가들 중에서 그 혼이 자기의 혼과 가까운 사람을 우리는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해서 비로소 참으로 좋은 것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옛날 증국번(曾國藩)은 그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서울로 와서 좀 더 좋은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한 아우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공부를 하고 싶다면 시골 학교에서도 할 수 있다​. ​
사막에서나 사람의 왕래가 잦은 거리에서도 할 수 있고, 또 나무꾼이나 목동이 되어서도 할 수가 있다. ​
공부하고 싶은 의지가 없다면 시골 학교에서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조용한 시골 가정이나 신선이 사는 섬에서도 공부하기에는 적당치 않다."​



흔히 세상에는 그 어떤 책을 읽으려고 할 때 책상을 대하고 앉아 거만한 태도를 취하고는 방안이 너무 좁다는 둥, 의자가 너무 딱딱하다는 둥, 채광이 너무 강하다는 둥, 그래서 공부를 할 수 없다는 둥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모기가 너무 많다는 둥, 종이가 너무 번쩍인다는 둥, 거리의 소음이 너무 심하다는 둥 불평을 늘어놓고는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한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송나라의 구양수는 삼상이 공부하기에 제일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 ​


이 삼상이란 침상(枕上), 마상(馬上), 특상(厠上)을 말한다. 침상(베게 위)은 누워서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마상(말위)은 말을 타고 길을 가면서도 책을 읽는다는 것이다. 또 측상(화장실위)은 볼일 보는 사이에도 글을 읽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사람은 책을 읽을 의지만 있다면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읽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

​​ 격몽요결 中  (독서장 讀書章)   -이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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