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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목민심서[9부]형전(刑典) 6조- 6. 도적의 피해를 제거함[除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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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9부]형전(刑典) 6조-

 

6. 도적의 피해를 제거함[除害]

 


 

도적이 생기는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위에서 위의를 바르게 가지지 아니하고, 중간에서 명령을 받들지 아니하며, 아래에서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으로, 이것이 고쳐지지 않으면 아무리 도적을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하산냉담(霞山冷談)]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갈의거사(葛衣居士)는 남쪽지잠의 호걸이었다.

일찍이 쌍교(雙橋) 장터를 지나다가 군관이 한 도둑을 잡아서 붉은 포승으로 결박하고 종이고깔을 씌우고 손을 뒤로 묶어 가는 것을 만났다.

갈의거사가 느닷없이 앞으로 나서서 도둑의 팔을 잡고는 목을 놓아 통곡하며,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한편 위로하고 한편

'원통하다 그대여! 어찌하다 욕을 당하는 게 이지경에 이르렀는가!' 넋두리를 하니, 온 장터 사람들이 크게 놀라며 겹겹이 둘러서서 구경하였다.

군관이 깜짝 놀라 포졸에게 갈의거사도 함께 결박하도록 명령하니, 갈의거사가 '자네가 나를 결박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내가 이 도둑과 한편이라고 결박하는가? 내 말을 들어보고 나서 결박하든지 놓아주든지 하려무나'라고 말했다.

군관이 무엇이냐고 묻자, 거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온갖 도둑이 땅 위에 가득하다. 토지에서는 재결(災結)을 도둑질하고, 호구(戶口)에서는 부세를 도둑질하고 굶주린 백성 구제에서는  양곡을 도둑질하고,

환곡창고에서는 그 이익을 도둑질하고 송사에서는 뇌물을 도둑질하고, 도둑에게서는 장물을 도둑질한다.

송사에서는 뇌물을 도둑질하고, 도둑에게서는 장물을 도둑질한다.

그런데도 감사와 병수사(兵水使)들은 도둑질하는 자들과 한패거리가 되어 숨겨주고 들추어내지 않는다.

지위가 높을수록 도둑질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녹봉이 후할수록 도둑질의 욕심은 더욱 커진다.

그러고서도 행차할 적엔 깃발을 세우고 머무를 적에는 장막을 드리우며, 푸른 도포에 붉은 실띠의 치장도 선명하게 하여 종신토록 향락하여도 누가 감히 뭐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런데 유독 이 굶다 굶다 좀도둑질 좀 한 사람이 이런 큰 욕을 당하게 되니 슬프지 아니한가? 내가 이래서 통곡을 하는 것이지, 다른 연고가 있는 것이 아니다.'

군관은 '허! 선생의 말슴이 옳습니다' 하고는 술을 대접하고 놓아보냈다.'

진영과 병영의 토포군관이란 자들은 모두 양산박(梁山泊)의 두령이다. 수령은 마땅히 이런 사정을 알아서 민간에서 도둑맞았다고 고발하는 자가 있으면, 토포군관들을 은밀히 타일러 물건을 찾아 돌려주도록 해야 한다.

군관에게 은밀히 타이르기를 ,

"도둑의 정황은 관에서 환히 다 알고 있는 바이다. 네가 알지 못하는 도둑이 어디에 있겠느냐?

네가 물건을 찾아서 돌려주지 않으면, 나는 너를 곤장칠 것이다. 네가 그래도 뉘우치지 않으니, 나는 너를 죽일 것이다" 하고,

반드시 찾고야 말겠다는 기색을 보이고 반드시 처벌하고야 말겠다는 신념을 가지면 열흘을 넘기고 달을 넘길자가 없을 것이다.

반드시 죽이고야 말겠다는 기색을 보이고 게을리하지 않는 노력의 자세를 가지면, 군관은 여러 도둑들에게 알릴 것이요,

여러 도둑들은 자연 도망치고 흩어져서 임기 안에 다시는 도둑맞았다고 고발하는 자가 없게 될 것이다.

내가 곡산에 부임했을 때의 일이다. 도둑이 사람을 죽이고 소를 빼앗은 사건이 있었는데, 달포가 지나서야 알려지게 되었다.

모두들 "이미 멀리 달아났을 것이다."라고 했으나, 내가 반드시 찾아내고야 말겠다는 기색을 보이고 반드시 처벌하고야 말겠다는 신념을 가졌더니 7일 만에 범인을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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