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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개고기를 삶아먹는 법)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개고기를 삶아먹는 법 ​ 도인법(導引法)*은 분명히 유익한데 게으르고 산만하여 할 수 없을 따름입니다. 보내주신 편지에서 "짐승의 고기는 전혀 먹지 못한다"라고 하셨는데 이것이 어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도(道)라고 하겠습니까? 섬 안에 산개(山犬)가 천마리 백마리뿐이 아닐 텐데, 제가 거기에 있다면 5일에 한마리 씩 삶는 것을 결코빠뜨리지 않겠습니다. 도중에 활이나 화살, 총이나 탄환이 없다고 해도 그물이나 덫을 설치할 수야 없겠습니까? 이곳에 어떤 사람이 하나 있는데, 개 잡는 기술이 뛰어납니다. 그 방법은 이렇습니다. 먹이통 하나를 만드는데 그 둘레는 개의 입이 들어갈 만하게 ..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아방강역고]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아방강역고]에 대하여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10권이야말로 10년 동안 비축했던 것을 하루아침에 쏟아놓은 것입니다. 삼한(三韓)을 중국 사책(史冊)에서는 모두 변진(弁辰)이라 하였고 변한(弁韓)이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선비들은 혹 평안도를 변한이라고도 하고 혹 경기를 그곳에 해당시키기도 하였으며 혹 전라도가 해당된다고도 하였습니다. 근래 처음으로 조사해보았더니 변진이란 가야(迦耶)였습니다. 김해(金海)의 수로왕(首露王)은 변진의 총왕(總王)이었으며, 포상팔국(浦上八國:함안 咸安 고성 固城 칠원 漆原 등임-지은이) 및 함창(咸昌) 고령(高靈) 성주(星州)등은 변진의 12..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그리운 옛 친구들)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그리운 옛 친구들 ​ 옛날 장기(長鬐)에 있을 때 남고(南皐)*께서 시 한수를 보내왔었습니다. 그 격정어린 음조가 더없이 비장했는데, 몇년 뒤 소천(笤川)에 이르러 제 시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답니다. 그뒤 여러 차례 시와 글을 보내왔기에 역시 수답(酬答)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인백(仁伯)*은 전에 남산(南山)에 꽃버들 만발하던 때 성재(聖在)등과 술을 마시고 매우 취하여 우리 형제를 찾으면서 방성대곡하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소식을 주고받을 길이 영영 끊겼습니다. -수태(受台:이익운-지은이)*께서는 주신(周臣:이유수-지은이)*을 만나 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흘리셨답니..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성호사설]과 [성호질서])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성호사설]과 [성호질서] ​ 성웅(聖雄: 성호 星湖 이익 李瀷의 다른 호칭)의 저작은 거의 1백권에 가깝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보면 우리들이 천지의 웅대함과 일월의 광명함을 알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이 선생님의 힘이었습니다. 그분의 저작을 산정(刪定)하여 책으로 만들 책임이 저에게 있는데도 이 몸은 이미 돌아갈 기약이 없고 후량(後梁)은 서로 연락하려고도 하지 않으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지금 생각으로는 [사설(僿說] *을 임의로 산정하여 발췌한다면 아마 [무성(茂盛)]*과 서로 같게 될 것인데, 한줄에 20자짜리 10행으로 7,8책을 넘지 않는 선에서 끝마칠 것 같습니다...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공재 윤두서)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공재 윤두서 ​ 공재(恭齋)*께서 손수 베꼈던 일본지도(日本地圖) 1부를 보면 그 나라는 동서로 5천리, 남북으로는 통틀어 1천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도의 너비는 거의 1장(丈)에 이르는데 군현(郡縣)의 제도와 역참(驛站)간 거리, 부속 섬들, 해안과 육지 사이의 원근, 해로(海路)를 곧장 따라가는 첩경(捷徑)등이 모두 정밀하고 상세했습니다. 이는 반드시 임진(壬辰)년과 정유(丁酉)년의 왜란 때 왜인(倭人)들이 패전한 진터에서 얻었을 텐데, 비록 만금(萬金)을 주고 사고자 한들 얻을 수 있겠습니까? 삼가 1통을 베껴놓았는데 일본의 형세가 손바닥을 보듯 환합니다. ​ 대체로 공재께서..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성경지도]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성경지도]에 대하여 [성경지도(盛京地圖)]는 세번이나 원고를 고친 뒤에야 다른 여러 글들과 겨우 서로 맞게 되었는데, 참으로 천하의 진귀한 책이자 우리나라의 더없는 보물입니다. 문인이나 학사는 이 지도를 보지 않고 동북 지방의 형세를 논할 수 없을 것이며, 장수나 군주(軍主)는 이 지도를 보지 않고 양계(兩界)의 방어를 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그것을 보건대, 이세적(李世勣)*이 고구려를 공격했을 때 의주(義州)를 경유하지 않고 곧장 흥경(興京)에서 남쪽 창성(創成)으로 나왔는데, 그 사이의 산천과 도리(道理)가 손바닥을 보듯이 명료합니다. 강홍립(姜弘立)*이 불벌할 때도 창..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귀족 자제들이 쇠잔해지는 것 역시 천운)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둘째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귀족 자제들이 쇠잔해지는 것 역시 천운 읍내에 있을 때 아전 집안의 아이들 네다섯명이 제게 배우러 왔었는데* 거의 모두가 몇년 만에 폐하고 말았습니다. 어떤 아이 하나가 단정한 용모에 마음도 깨끗하고 필재(筆才)도 상급에 속하며 글 역시 중급 정도의 재질을 가졌기에 끓어앉혀서 이학(理學)을 공부하게 하였습니다. 만약 머리를 숙이고 힘써 배울 수만 있다면 이청(李晴)*과 더불어 서로 짝이 맞을 것 같았는데, 어찌된 셈인지 혈기가 매우 약하고 비위가 아주 변벽하여 거친 밥이나 맛이 변한 장(醬)은 절대로 목으로 넘기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저를 따라 다산으로 올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물감 들이는 법)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물감 들이는 법 ​ 산골에서 산 지가 오래되어 시험삼아 풀잎이나 나무껍질을 채취해다가 즙을 내기도 하고 달이기도 하며 물을 들여보니, 오색(五色)이나 자색 녹색 외에도 이름지어 형용할 수 없는 여러 색깔이 배어나와 기이하고 아담하고 잔잔한 것이 매우 많았습니다. 요즈음 중국에서 나오는 비단이나 지폐의 색깔이 기이하고도 속기(俗氣)를 벗어난 것은 모두 평범한 풀이나 나무에서 뽑아낸 물감을 사용했기 때문임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색 외에는 오직 자색과 녹색 두가지만 있는 줄 알고 이것 외의 물색(物色)은 다 버리고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이른바 안동답답(安東沓沓)*이라는 것입..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돈꿰미의 뜻)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형님께서는 깊이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上仲氏 1811년 겨울 돈꿰미의 뜻 ​ 거론하신 9.6과 방(方). 원(圓)의 관계 개념은 서로 맞지 않는듯싶습니다. 8로 1을 에워싼 것이 9이고 6으로 1을 에워싼 것이 7인데 9는 변음(變音)이지만 7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6으로 1을 에워싼 것이 어떻게 6의 원이 된단 말입니까? 점치는 법에 나오는 7.8.9.6의 숫자는 별개의 법칙성을 갖고 있어 수리가(數理家)가 방과 원을 추산하는 법과는 서로 똑같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시 자세히 살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민(緡)이란 돈꿰미입니다. [자서(字書)]나 [운서(韻書)]를 두루 고찰하여도 수목(數目)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 더보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현산어보]에 대하여)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현산어보]에 대하여 上仲氏 책을 저술하는 데 있어 한가지 절대로 소홀히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으니, 반드시 십분 유의하심이 어떻겠습니까? [해족도설(海族圖說]*은 무척 기이한 책이니 이것을 하찮게 여겨서는 안됩니다. 도형(圖形)은 어떻게 하시렵니까? 글로 쓰는 것이 그림을 그려 색칠하는 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학문의 종지(宗旨)에 대해 먼저 그 대강(大綱)을 정한 뒤 책을 저술하여야 유용해질 것입니다. 대체로 이 도리는 효제(孝弟)를 근본으로 삼고, 예약(禮樂)으로 꾸미고, 감형(鑑衡) 재부(財賦) 군려(軍旅) 형옥(刑獄)을 포함하고, 농포(農圃) 의약(醫藥) 역상(曆象) 산수(算數) 공작(工作)의 기술을 씨줄로 삼아야 완전해질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