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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워킹작가의 일상생각2022년

홀로 거닐면서 꽃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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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의 일상생각

 

 

강이 깊고

대숲이 고요한 곳

두세 채 집

 

헌사할손,

붉은 꽃 사이

흰 꽃이 어리비치네.

 

봄빛에 보답할 데가

어디인지 내 아노니

 

모름지기 좋은 술로

인생을 보낼지어다.

 

두보

「강가에서 홀로 거닐면서 꽃을 찾다」

 

 

 

봄이면 만개한 꽃을 찾아 이리저리 다녀본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조금 멀리 가기도 한다. 꽃을 찾아 즐기는 것은 1년을 기다려 핀 꽃에 대한 예의다. 꽃들의 향연이 무척 행복하고 즐겁다.

한편으로는 이내 시들어버리는 꽃이 아쉽기는 하다. 꽃은 지고 나면 다시 피겠지만 한 해 지나 나이 듦의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두보는 봄빛에 반짝이는 꽃을 보며 그에 보답하는 것이 맛있는 술로 보내는 것이라 한다. 꽃 피는 봄날 알록달록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는 꽃을 보며 술을 걸친다.

그 모습은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긴 하다. 운치가 그저 그만이다. 술을 못 마시는 나로선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봄꽃을 바라보면 마음이 화사하고 명랑해진다. 봄이면 향기로운 꽃을 찾아 벌과 나비처럼 쏘다닌다. 가까이 또는 멀리 다니며 꿀이 아닌 꽃 사진을 채집한다.

꿀벌은 다른 꿀벌에게 날개춤으로 꿀이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처럼 나는 사진을 찍어 주위에 꽃소식을 알린다. 봄이면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을 찾는 꿀벌이 된다. 

 

-by 워킹작가

 

 

 

 

강가에서 「홀로 거닐면서 꽃을 찾다」​

 

강가에 편 꽃 내 마음 마구 흔들어

그 아름다움 알릴 곳 없어 미칠 거 같네

 

남쪽 마을 술친구 찾아 서둘러 달려갔더니

열흘 전 술마시러 나가 침상만 홀로 있네

 

어지럽게 핀 꽃들로 덮인 강가를

이리저리 걸으며 가는 봄 아쉬워하네

 

시와 술을 아직은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늙은이라고 배려할 필요는 없다

 

강 깊고 대숲 고요한 곳 두 세 채의 집

흐드러진 붉은 꽃 흰 꽃에 비치

봄 경치에 보답하는 방법은

맛있는 술로 인생을 보내는 것이리

 

동쪽의 작은 성인 들이 만발하여

온갖 꽃에 물든 누각 더욱 아름답구나

 

누가 술자리 만들어 금술잔을 들고

미인 불러 황홀한 춤추게 하리

 

황사 탑 앞 강물은 동쪽으로 흐르고

나른한 봄빛에 산들바람 의지하네

 

한 떨기 복사꽃 주인 없이 피었는데

집고 연한 붉은 색 너무도 어여뼈라

황씨의 넷째 딸 집엔 꽃이 가득하고

 

천 송이 만 송이 꽃에 눌려 가지 휘들어졌

아쉬워 떠날 줄 모르는 나비는

때때로 춤을 추고

아리따운 꾀꼬리 한가롭게 울고 있네

 

죽도록 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나

단지 꽃 지면 늙음을 재촉하는 것이 두럽네

 

꽃 많은 가지는 쉬이 어지럽게 떨어지나

어린 꽃봉오리는 이를 헤아려 가늘게 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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