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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대하여
독서는 집중을 요하는 일이다.
정신을 분산시킬게 아니라
오히려 집중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 무슨일을 하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건 간에
온 힘을 기울여야 마땅하다.
하물며, 독서는 더욱 그러하다.
제대로 된 책이라면 언제나
복잡 다단한 현상들의 단순화,
응축과 함축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의를 집중하고 이 감정들에 적극적으로 몸을 맡기고 함께 겪고자 하는 뜻이 없다면,
불량독자인 것이다.
내가 여기 말하고 싶은 것은 책의 수준이 아니라, 독서의 질이다.
삶의 한 걸음 한 호흡마다 그러하듯,
우리는 독서에서 무언가 기대하는 바가 있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더 풍성한 힘을 얻고자
온 힘을 기울이고 의식적으로
자신을 재발견하기 위해
스스로를 버리고 몰두할 줄 알아야 한다.
아무생각 없이 산만한 정신으로
책을 읽는 건 눈을 감은 채
아름다운 풍경 속을 거니는 것과
다를바 없다.
우리는 우리 자신과 자신의 일상을
잊고자 책을 읽어서도 안된다.
이와 반대로 더 의식적으로,
더 성숙하게 우리의 삶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우리가 책을 향할 때는
마치 알프스를 오르는 산악인의 또는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병기고 안으로 들어설 때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리라.
살 의지를 상실한 도망자로서가 아니라,
굳은 의지를 품고 친구와 조력자들에게 나아가듯이 말이다.
출처: 헤르만헤세의 독서의 기술 -헤르만헤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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