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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독서HAZA365>/책속글귀-2016년

<책속글귀>- 연암을 읽는다 中 (by 주부독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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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말일세, 황희 정승이 조정에서 돌아오자 그 딸이 이렇게 물었다네.

"아버지, 이 있지 않습니까" 이가 어디에서 생기나요? 옷에서 생기지요?"
"그럼"
딸이 웃으며 말했네.
"내가 이겼다!"

이번엔 며느리가 물었다네.
"이느 살에서 생기지요?"
"그럼."
며느리가 웃으며 말했네.
"아버님께서 제 말이 옳다고 하시네요!"


그러자 부인이 정승을 나무라며 말했네.
"누가 대감더러 지혜롭다 하는지 모르겠군요.
옳고 그름을 다투는데 양쪽 모두 옳다니요!"


황희 정승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네.
"너희 둘 다 이리 와 보렴. 무릇 이는 살이 없으면 생겨날 수 없고,
옷이 없으면 붙어 있지 못하는 법이니, 이로 보면 두 사람 말이 모두 옳은 게야.


그렇긴 하나 농 안에 옷에도 이는 있으며,
너희들이 옷을 벗고 있다 할지라도 가려움은 여전할 테니,
이로 보면 이란 놈은 땀내가 푹푹 찌는 살과 풀기가 물씬한 옷, 이 둘을 떠나 있는 것도 아니고, 꼭 이 둘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거늘,
바로 살과 옷의 '사이'에서 생긴다고 해야겠지.

-연암을 읽는다 中       -박희병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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