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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채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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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홍익출판사
홍자성 저 /김성중 옮김

 

41
마음이 후한 사람은 스스로에게 후하고 남에게도 후하며 어디서나 후하고, 마음이 야박한 사람은 스스로에게 야박하고 남에게도 야박하며 모든 일에 야박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평상시의 기호가 너무 후하고 사치스러워도 안 되고 또한 지나치게 메마르고 각박해서도 안 된다.

 

 

42
상대방이 부를 가지고 나오면 나는 나의 인(仁)으로 대응할 것이요, 상대방이 벼슬을 가지고 나오면 나는 나의 의(義)로 대응할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진실로 군주와 재상에게 농락 당하지 않는다. 사람이 굳게 마음먹으면 운명도 이겨내고, 심지가 한결같으며 기질을 움직인다.
그러므로 군자는 또한 조물주가 부여한 운명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3
사회생활을 함에 한 걸음 높게 서지 않으면 먼지 속에서 옷을 털고 흙탕물 속에서 발을 씻는 것과 같으니 어떻게 남보다 뛰어나 목표를 이룰 수 있겠는가!
세상을 살아감에 한 걸음 물러서지 않으면 불나방이 등불로 날아들고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는 것과 같으니 어떻게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겠는가!

 

 

44
배우는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덕을 닦으면서 공적이나 명예에 마음을 두면 반드시 깊은 조예가 없게 되고, 책을 읽으면서 시문을 읊조리는데 흥취를 두면 결국 마음속 깊이 느끼지 못하게 된다.

 

45
누구든지 자비로운 마음을 지니고 있으니, 유마힐*과 백정, 망나니의 마음이 다른 마음이 아니며, 어디든지 참된 정취가 깃들여 있으니, 화려한 집과 오막살이가 다른 곳이 아니다. 다만 욕망과 욕정에 가리우고 막히면 지금의 작은 실수가 후에는 상상할 수 없는 큰 차이를 낳게 된다.

 

*원문은 '유마'(維摩)로, 유마힐(維摩詰)을 가리킨다. 유마힐은 석가와 동시대를 살면서 보살의 행업(行業)을 닦은 대거사(大居士)로 [유마경](維摩經)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유마힐은 범어(梵語)로 그 의미를 풀면 '정명'(淨名)이다. 정(淨)은 깨끗하여 아무런 티끌도 없음을 뜻하고, 명(名)은 그의 명성이 널리 퍼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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