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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한권>

제 17편 양화(陽貨)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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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편

양화(陽貨)

​1. 

양화가 공자를  뵙고자 하였으나 공자께서 만나 주시지 않자, 공자께 삶은 돼지를 선물로 보냈다.

공자께서는 그가 없는 때를 타서 사례하러 가시다가 길에서 그와 마주치셨다.

양화가 공자에게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제가 당신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양화가 이어서 말했다. "귀한 재주를 품고 있으면서도 자기 나라를 어지럽게 놓아둔다면 인(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할 수 없지요."

"정치에 종사하기를 좋아하면서도 자주 때를 놓친다면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할 수 없지요"

"날과 달은 흘러가는 것이니, 세월은 나와 함께 있지를 않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알겠습니다. 나도 장차 벼슬을 할 것입니다."​

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성에 따라 서로 멀어지게 된다."

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직 최상급의 지혜로운 사람과 최하급의 어리석은 사람만은 바꾸지 않는다."

4.

공자께서 무성에 가시어 현악기를 연주하며 부르는 노래를 들어셨다.

선생께서는 빙그레 미소 지으시며 말씀하셨다. "닭을 잡는 데 어찌 소 잡는 칼을 쓰느냐?"

​자유가 대답하였다. "예전에 제가 선생님께 듣기로는 '군자가 도(道)를 배우면 남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가 쉽다'고 하셨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언(자유)의 말이 옳다. 아까 한 말은 농담일 뿐이다."

5.

공산불요가 비 땅을 근거지로 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공자를 부르자, 공자께서 가려 하셨다. 자로가 기분 나빠하며 말하였다. "가실 데가 없으시면 그만이지, 하필이면 공산씨에게로 가시려 하십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부르는 사람이 어찌 공연히 부르겠느냐?

나를 써 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곳을 동쪽의 주나라로 만들 것이로다!"

6.

자장이 공자에게 인(仁)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서 다섯 가지를 실천할 수 있으면 그것이 인이다."

"그 내용을 여쭙고 싶습니다."  "공손함.너그러움.미더움.민첩함.은혜로움이다. 공손하면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얻으며, 미더우면 사람들이 신임하게 되고, 민첩하면 공이 있게 되고, 은혜로우면 사람들을 부릴 수 있게 된다."​

7.

필힐이 공자를 초빙하자, 공자께서 가려고 하셨다. 이에 자로가 말하였다.

"예전에 제가 선생님께 듣기로는 '직접 선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 속으로, 군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필힐은 중모 땅을 가지고 반란을 일으켰는데, 선생님께서 가시려 하시니 무슨 까닭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굳건하다고 하지 않겠느냐. 갈아도 얇아지지 않으면, 희다고 하지 않겠느냐, 검게 물들여도 검어지지 않으면, 내가 어찌 바가지일 수 있겠느냐? 어찌 매달려 있기만 하고 먹히지 않을 수 있겠느냐?"​

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야, 너는 여섯 가지 덕목과 그것들을 가리는 여섯 가지 폐단에 대해 들어보았느냐?"

자로가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앉거라. 내가 너에게 말해 주겠다. 인(仁)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게 되는 것이다.

지혜로움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분수를 모르게 되는 것이다.

신의를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남을 해치게 된느 것이다.

곧은 것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박적하게 되는 것이다.

용기를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질서를 어지럽히게 되는 것이다.

굳센 것을 좋아하되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좌충우돌하게 되는 것이다."

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왜 시를 공부하지 않느냐? 시를 배우면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물을 잘 못 수 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고, 사리에 어굿나지 않게 원망할 수 있다.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고, 멀리는 임금을 섬기며, 새와 짐승과 풀과 나무의 이름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된다."

10.

공자께서 아들 백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였느냐?  사람으로서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바로 담벽을 마주하고 서 있는 것과 같은 것이로다!"

11.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예(禮)가 어떻다. 예가 어떻다 말들 하지만, 그것이 옥이나 비단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음악이 어떻다, 음악이 어떻다 말들 하지만, 그것이 종이나 북을 말하는 것이겠는가?"

1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얼굴빛은 위엄을 갖추면서 속마음은 유약한 것은, 소인들에게 비유하지면 그것은 마치 담벽을 뚫고 담장을 뛰어넘는 도둑과 같은 것이로다!"

13.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세에 영합하면서도 겉으로만 점잖고 성실한 듯이 행동하여 순박한 마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사람은 바로 덕을 해치는 사람이다."

14.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길에서 듣고서는 그것을 그대로 길에서 말하는 것은 덕(德)을 버리는 것이다."

1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비루한 사람과 함께 임금을 섬길 수 있겠는가? 원하는 것을 아직 얻지 못했을 때는 얻으려고 근심하고, 이미 얻고 나서는 잃을까 근심을 한다.

진실로 잃을까 근심하게 되면 못하는 짓이 없게 된다."​

1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백성들에게는 세 가지의 병폐가 있었는데 지금은 아마 그것마저도 없어진 듯하다.

옛날에 뜻이 거창했던 사람은 작은 일에 구애되지 않고 주견대로 했으나, 지금의 뜻이 거창한 사람은 주견도 없이 함부로 한다.

옛날에 자긍심이 강한 사람은 엄격하고 모가 났으나 지금의 자긍심 강한 사람은 성내고 싸움이나 한다. 옛날에 어리석은 사람은 정직했으나 지금의 어리석은 자는 속이기만 할 뿐이다."

17.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꾸미면서 인(仁)한 경우는 드물다."

18.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주색이 붉은색을 침해하는 것을 미워하고, 정나라 음악이 아악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며, 기민한 말재주가 나라를 뒤엎는 것을 미워한다."

19.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말을 하지 않으련다." 자공이 말하였다.

"선생님께서 만일 말을 하지 않으시면 저희들이 어떻게 선생님의 뜻을 따르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사계절이 운행하고 온갖 것들이 생겨나지만,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20.

유비가 공자를 뵙고자 하였으나, 공자께서는 병을 핑계로 거절하셨다.

말을 전하러 온 사람이 문을 나서자, 큰 거문고를 타면서 노래를 부르시어 사자가 그 소리를 듣도록 하셨다.

21.

제아가 여쭈었다. "삼 년상은 기간이 너무 깁니다. 군자가 삼 년 동안 예(禮)를 행하지 않으면 예가 반드시 무너지고, 삼년 동안 음악을 하지 않으면 음악이 반드시 무너질 것입니다.

묵은 곡식은 다 없어지고 새 곡식이 등장하며, 불씨를 얻는 나무도 다시 처음의 나무로 돌아오니, 일 년이면 될 것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쌀밥을 먹고 비단옷을 입는 것이 너에게는 편안하냐?"

"편안합니다."

"네가 편안하다면 그렇게 하여, 대체로 군자가 상을 치를 때는, 맛있는 것을 먹어도 맛이 없고,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으며, 집에 있어도 편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네가 편안하다면 그렇게 하여라."

​제아가 밖으로 나가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여(재아)는 인(仁)하지 못하구나! 자식은 태어나서 삼 년이 지난 연후에야 부모의 품에서 벗어난다.

대체로 삼 년상은 천하에 공통된 상례(​喪禮)이다. 여도 그 부모에게서 삼 년간의 사랑을 받았겠지?"

22.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부르게 먹고 하루종일 마음 쓰는 데가 없다면 곤란하도다! 장기나 바둑이라도 있지 않은가? 그런 것이라도 하는 것이 그래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23.

자로가 여쭈었다. "군자는 용기를 숭상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의로움을 최상으로 여긴다. 군자가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난을 일으키고, 소인이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으면 도적질을 하게 된다."

24.

자공이 여쭈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게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하는 게 있지. 남의 나쁜 점을 떠들어대는 것을 미워하고,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것을 미워하며, 용기만 있고 예의가 없는 것을 미워하고, 과감하기만 하고 꽉 막힌 것을 미워한다."

"사야, 너도 미워하는 게 있느냐?"

"남의 생각을 도둑질해서 유식한 체하는 것을 미워하고, 불손한 것을 용감하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하며,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면서 정직하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합니다."

25.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가 어렵다. 가까이하면 불손해지고 멀리하면 원망을 한다."

26.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이 사십이 되어서도 남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그런 사람은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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