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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새로운 사상체계를 접할 때마다 그는 가벼운 흥분으로 떨면서 거기에서 혹 행위의 지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곤 했다. 자기가 미지의 나라를 여행하는 나그네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그는 점점 모험의 매혹에 빠져들었다. 남들이 문학을 읽을 때처럼 그는 철학을 감정에 빠져 읽었다.
마음속에 어렴풋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누군가의 멋진 글귀에서 발견하면 가슴이 뛰었다. 그의 정신은 구체성을 지향했기 때문에 추상적적 영역에서는 좀처럼 감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성적 추론을 따라잡지 못할 때도 불가해한 영역의 언저리에서 제 갈길을 영리하게 찾아나가는 얽히고설킨 생각들을 따라가다 보면 야릇한 기쁨이 느껴졌다.
위대한 철학자의 글에서도 도움될 만한 말을 발견하지 못하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정신은 아주 편안한 공감을 주었다. 갑자기 광활한 고지에 올라선 중앙아프리카의 탐험가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거대한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고 평원이 사방으로 쭉 펼쳐져 있다. 마치 영국의 어느 공원에 서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인간의 굴레에서 1中 -서머싯 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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