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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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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귀양길에 올라서

 


선비의 마음씨를 가져라

 

날짜를 헤아려 봤더니 지난번 편지를 받은 지 82일만에 너희들 편지를 받았더구나.

그 사이에 내 턱밑에 준치 가시 같은 하얀 수염 일고여덟개가 자라났다.

네 어머니가 병이 난 것은 그렇다 손 치더라도 큰 며느리까지 학질을 앓았다니 더욱 초췌해졌을 얼굴을 생각하면 애가 타 견딜 수 없구나.

 

더구나 신지도(薪智島)에서 귀양살이하는 형님(丁若銓)의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진다.

반 년간이나 소식이 깜깜 하니 어디 한 세상에 같이 살아 있다고 하겠느냐. 나는 육지에서 생활해도 괴로움이 이러한 데 머나먼 섬 생활이야 오죽할까. 형수님의 정경 또한 측은하기만 하구나.

너희는 그분을 어머니같이 섬기고 사촌동생 육가(六歌)*를 친동생처럼 지극한 마음으로 보살피는 것이 옳은 일이다.

내가 밤낮으로 빌고 원하는 것은 오직 문장(文牂)*이 열심히 독서하는 일뿐이다.

 

문장이 능히 선비의 마음씨를 갖게 된다면야 내가 다시 무슨 한이 있겠느냐?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지런히 책을 읽거 이 아비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지 말아다오. 어깨가 저려서 다 쓰지 못하고 이만 줄인다(9월 3일 -지은이)

 

​ *육가: 정약전의 아들 학초(學樵,1791~1807)의 아명

​ *문장:다산의 둘째아들 학유(學游, 1786~1855)의 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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