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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고관대작보다는 가난한 선비에게 )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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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아우 약횡에게 들려주는 말

 

又爲舍弟若鐄贈言

 


 

고관대작보다는 가난한 선비에게

 

중국의 경서[예기]에서는 덕에 힘쓰는 것이 최상이요, 그 다음은 베풀고 보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온세상의 근심과 기쁨, 즐거움과 슬픔은 모두 베풀고 보답함에 따라 얻게 되는 일이다.

 

그러나 장씨(張氏)에게 베풀었다고 이씨(李氏)에게 보답받고 집안에서 분노했던 일을 저자에서 화풀이하기도 하는데, 이치상 그러 수 있다.

 

하늘의 도(道)는 넓고 넓어 결코 베푸는 일에서만 보답받지는 않는다. 그런 이유로 옳은 사람들은 보답받을 수 없는 일에 은혜르 베푸는 일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만약 왼손으로 물건을 주고 오른손으로 값을 요구한다면, 이것은 장사꾼의 일이지 원대한 뜻을 이루고자 하는 사람의 일은 아니다. 경전에 고아나 아이들을 얕잡아보지 말라고 했다.

 

일반 사람들은 한창 업신여기더라도 조금 깨친 사람들이야 힘이 부족해서 감히 무시할 수 없지 않겠느냐. 하늘의 도움을 받지 못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너는 이미 의원의 일에 종사하고 있으니 의원의 일로 비유해서 말하겠다.

새벽종이 울리면 커다란 말을 문앞에 매어두고 "영의정의 명령이오"라고 말하고, 또 커다란 당나귀를 뒤이어 매어놓고 "병조판서의 명령이오"라고 말한다. 또 커다란 말을 뒤어어 매어놓고 "훈련대장의 명령이오"라고 말한다.

 

뒤따라서 가난한 선비 한 사람이 와서는 "나야 말도 없는 사람이지만 우리 어머님의 병세가 위독합니다."라고 하면서 슬프게 눈물을 흘린다.

 

네가 세수를 마쳤다면, 맨 먼저 가난한 선비의 집을 찾아가 자상하게 병세를 살펴보고 정확한 처방을 내려준 다음에 여타의 귀한 집을 찾아가는 것이 옳다.​

몸소 행하는 일이 공손하고 예의가 바르면 훌륭하다는 칭찬이 나오고, 훌륭하다는 칭찬이 나오면 하늘의 복록이 이르기 마련이다.

 

귀한 집안에서는 너의 생활을 후하게 해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동쪽에다 베풀어도 보답은 서쪽에서 나오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공자는 [논어]에서 "지혜로운 사람은 인을 이롭게 여긴다(知者利仁)"라고 말했다.

 

 

​해설

 

다산에게는 이복의 형님(정약현)과 동복의 3형제(정약전.약종.약용)에 서모 김씨가 낳은 서제 약횡이 있었다.

당시의 세상은 적서(嫡庶)를 뚜렷하게 구별하던 때여서 약횡은 벼슬도 하기 어렵고 출세길이 막막한 처지였다.

그래서 다산은 아우 약횡에게 서족들이 할 수 있는 비장(裨將)의 직업을 권했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약횡은 의원이 되었는데,

다산은 의원이 된 아우에게 살아가는 원리로서 덕을 베풀고 인을 행하기를 권하면서 강자나 귀한 신분의 병자보다는 약자나 가난한 신분의 병자들을 먼저 돌보라는 귀중한 말을 해주었다. 좋은 내용이어서 제4판에 새롭게 번역하여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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