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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3부,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책들)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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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3​부

둘째형님께 보낸 편지

 

귀양살이의 괴로움을 잊는법


 

인간의 능력을 벗어난 책들

 

[악서(樂書)]* 열두권을 그사이에 읽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율려(律呂)*의 차례 중 제7권에 논술한 협종(夾鐘)은 반드시 요순시대의 근본 방법으로 만에 하나의 잘못도 없으리라 믿습니다.*

 

5천년 전 율려(음악)에 관한 학문의 근본 정신을 오늘날 되살려내었으니, 이 일은 제가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수년 동안 밤낮으로 사색하고 산(算)가지를 붙잡고 늘어놓고서 오래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하룻날 아침에 문득 마음에 깨달음의 빛이 나타났습니다.

 

삼기(三紀)와 육평(六平), 차삼(差三), 구오(具五)의 방법들이 섬광처럼 눈앞에 열지어 서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붓을 들고 쓴 것이 바로 제7권입니다. 그러니 어찌 사람의 능력으로 얻어낸 것이라 하겠습니까?

 

다만 완전히 끝마치지 못했는데 서적(西賊)의 난리*가 나는 바람에 대강대강 끝맺을 수밖에 없군요. 선생께서 잘 정리하여 잘된 것은 그 첫머리에 비평을 적어 인정하는 뜻을 보여주었으면 싶고, 의심나는 것이 있으면 별도로 뽑아 기록해서 다시 깎아내거나 다듬도록 해주시는 게 어떻는지요.

 

 

 

*악서: 다산의 [악서고존(樂書孤存] 12권을 말하며, [악기]에 관한 연구소.

 

*율려: 육률(六律)과 육려(六呂)를 말하는데,

육률은 음악의 12율 중에서 양성(陽聲)에 속하는 여섯가지 음으로 황종(黃鐘) 태주(太蔟) 고선(姑洗) 유빈(蕤賓) 이칙(夷則) 무역(無射)을 말하고,

육려는 12율 중에서 음성(陰聲)에 속하는 여섯가지 음으로 협종 중려(仲呂) 임종(林鍾) 남려(南呂) 응종(應鐘) 대려(大呂)를 말한다.

 

 

*육경 중의 하나인 [악기] 즉 음악에 관한 경전은 오래 옛날 잃어버려 전해지지 않는데, 다산은 이 없어진 [악기]에 관한 연구서를 만들어 본래 있던 [악기] 즉 요순시대의 원형을 그대로 살려보냈다고 자부하고 있다.

 

*서적의 난리: 1811년에 일어난 홍경래(洪景來)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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