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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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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세상에서 가장 악하고 큰 죄

 


 

성의(誠意)와 성신(誠信)의 공부

 

마음대로 웃고 행동하는 것을 어찌 나무랄 수 있으랴? 진실로 하늘이 알아주는 효심이 있어 그 아버지가 귀양살이하는 것을 근심하여 초췌한 모습이 밖으로 나타나는 것 또한 훌륭한 처신이다.

 

그런데 너희들은 평범한 인간이니 때로 마음대로 웃고 행동하는 것도 역시 자연스러운 일상이어야 한다.

 

그런 일 때문에 너희들을 생각할 때마다 슬프고 쓰라린 마음 견딜 수가 없구나.

 

꾸짖고 비방한다고 하였는데, 내가 아직 죽지도 않고 이렇게 멀쩡한데 어찌 성급하게 머리를 풀고 얼굴을 새까맣게 하여 웃지도 말라 하는지?

 

너희들의 원통하고 억울함을 내가 이미 말했는데 이제 와서 어찌 너희들을 꾸짖을 수 있겠느냐마는, 사람의 자식으로서 최소한의 예절과 평상의 행실은 곧 이른 새벽에 깨어 문안드리고 저녁에 주무실 때 이부자리를 보살펴드리는 일이다.

 

나야 이곳에 멀리 떨어져 있어 어쩔 수 없지만 큰형님은 연세가 이미 많으시니 너희들이 아침에 한범 찾아뵙고 저녁에 다시 가서 살펴드리는 것이 도리다.

 

이렇게 하는 것은 겨우 사람의 모습을 갖춘이가 그만둘 수 없는 일이니라.

 

내가 너희들더러 불성실하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변명할 수 없으리라. 내가 시킨 일을 불성실하게 거행한 일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인데 하물며 그 나머지 일에 있어서랴.

 

이후로는 모름지기 착한 마음을 불러일으켜 [대학(大學] 의 [성의장(誠意章]과 중용[中庸]의 [성신장(誠身章]을 벽에다 써붙이고 크게 용기를 내 굳건히 딛고 서서 빠른 여울물에 배를 타고 올라가듯 성의공부에 힘써 나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성의공부는 모름지기 먼저 거짓말하지 않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마디 거짓말하는 것을 마치 세상에서 가장 악하고 큰 죄가 되는 것으로 여겨야 하니 이것이 성의공부로 들어가는 최초의 길목임을 명심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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