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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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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1부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귀양길에 올라서

 


 

사소한 일에 유의하여 효도하는 길​

어버이를 섬기는 일은 그 뜻을 거역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인들의 의복이나 음식, 거처에 관심이 많으므로 어머니를 섬기는 사람은 사소한 일에 유의해야만 효성스럽게 섬길 수 있을 것이다.

 

[예기]의 [內則(내칙)]편에는 음식에 관한 것을 비롯해 작은 예절이 많이 적혀 있는데, 이것은 성인의 가르침이란 물정(物情)을 알게 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지 결코 동떨어지고 미묘한 곳에서 시작되지 않음을 알게 한다.

요즘 사대부 집안에서 부녀자들이 부엌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예사가 된 지 오래다. 네가 한번 생각해보아라. 부엌에 들어간들 무엇이 그리 손해가 되겠는가?

 

다만 잠깐 연기를 쏘일 뿐이다. 그런데 연기 좀 쏘이고 시어머니의 환심을 얻으면 효부가 되고 법도있는 집안을 꾸릴 수 있으니 효도하고 지혜로운 일이 아니겠느냐?

 

또 너희 형제는 새벽이나 늦은 밤에 방이 차가운지 따뜻한지 항상 살피고, 요 밑에 손을 넣어보고 차면 항상 따뜻하게 몸소 불을 때드리되 이런 일은 종들에게 시키지 않도록 해라.

 

그 수고로움도 잠깐 연기 쏘이는 일에 지나지 않지만, 네 어머니는 무엇보다 더 기분이 좋을 것인데, 너희들도 이런 일을 왜 즐거이 하지 않느냐?

 

어머니와 아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서 며느리와 아들이 불효를 해서 어머니나 시어머니가 한탄하고 있을때 남녀 종들은 그 틈을 노려 주인마님의 상에 장 한숟갈, 맛있는 과일 하나라도 더 올려 환심을 사고 골육간을 더욱 이간시키려고 할 것이다.

 

이것은 아들이나 며느리가 잘못하기 때문이지 남녀 종들이 나빠서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다. 마땅히 이런 것을 거울삼아 온갖 방법을 다 짜내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도록 하여라.

두 아들이 효자가 되고, 두 며느리가 효부가 된다면 나야 유배지인 금릉(金陵)*에서 이대로 늙어 죽는다 해도 아무 유감이 없다. 힘쓸지어다.

*금릉 전남 강진(康津)의 옛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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