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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문에게당부한다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4부, 근검과 절약)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4​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윤종문*에게 당부한다 근검과 절약 [안씨가훈(顔氏家訓)]*에 "일용에 필요한 온갖 채소 과일 닭고기 돼지고기 등은 모두 집안에서 자급할 수 있으나 소금만 생산할 수 없을 뿐이다." 하였으니, 아주 좋은 말이다. 손쉽게 상자 속의 돈을 꺼내어 저자로 달려가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집안을 일으킬 수 없다. 성호(星湖) 이익(李瀷)선생은 어린시절에 매우 가난하였다. 가을 수확이 겨우 12석(石)이었는데 이를 열두달에 분배해놓고 열흘 뒤에 식량이 떨어지면 즉시 다른 물건을 변통하여 팔아서 곡식을 얻어다가 죽을 끓이도록 마련해두고 새달 초하루가 되어야 비로소 곳집 속의 곡식을 꺼내다 먹게 하였다. 중년에는 24석을 거두어 달마다 2석을 사용.. 더보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4부, 사람과 짐승의 차이) -정약용 지음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4​부​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 윤종문*에게 당부한다 爲尹惠冠贈言 사람과 짐승의 차이 가난한 선비가 생업을 꾸려나갈 방도를 생각하는 것은 사세가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작을 너무 힘들고 장사는 명예가 손상된, 손수 과수원이나 채소밭을 바꾸고 희귀한 과일과 맛좋은 채소를 심는다면 왕융(王戎)*처럼 오얏씨에 구멍을 뚫고 운경(雲卿)처럼 참외를 팔더라도 해될 것이 없을 것이다. 좋은 꽃과 기이한 대나무로 군색함을 가리는 것도 지혜로운 생각이다. 봄에 비가 갓 개일 적마다 조그만 가래와 큰 보습을 들고 메마른 자갈밭을 파고 거친 잡초를 매거라. 그렇게 도랑과 두둑을 정돈하여 종류별로 종자를 뿌리고 모종도 하고 돌아와 짧은 시 수십편을 지어 석호(石湖)*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