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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옥편

<책속글- 스승의 옥편> 조선시대의 쾌남아 임제林悌의 이야기다. 잔칫집에 갔다가 술이 취했다. 신을 신고 문을 나서는데 하인이 곁에서 한마디한다. "나의리! 신발을 짝짝이로 신으셨습니다요. 왼발은 가죽신이고 오른발엔 나막신인 걸입소." 술 취한 나으리는 끄떡도 않고 말 위로 훌쩍 올라탄다. "야, 이눔아! 길 왼편에서 보는 자는 저이가 가죽신을 신었구나 할 테구, 길 오른편에서 본 자는 저이가 나막신을 신었군 할 테니 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냐! 어서 가자." 막인즉 옳다. 말 탄 사람의 신발은 한쪽만 보인다. 짝짝이 신을 신었을 줄은 누구도 짐작 못한다. 저 본 것만 가지고 반대쪽도 그러려니 여긴다. 걸어갈 때야 우습지만 말만 타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 누구나 알 수 있는 짝짝이 신발도 중간에 말이 놓이고 보면 알 수가 없게.. 더보기
<책속글- 스승의 옥편> 독서의 보람 사람들은 책이 마음의 약식이라고 습관처럼 말한다. 육신은 밥을 먹어 생명을 유지하고, 마음은 책을 먹고 생기를 지켜간다. 하지만 사람들은 온통 밥에만 정신이 팔려 책을 잊은 지가 오래되었다. ​ 책 좀 읽으라고 하면 먹고살기도 바쁜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한다. 먹고살기 바빠서 책을 못 읽는 사람은 먹고살게 되어도 책을 안 읽는다. 책을 안 읽는 것은 상관없지만, 그 사이에 정신이 황폐해지고 마음이 거칠어지는 것은 큰 문제다. 먹고사는 데 팔려 사람들은 점점 더 바빠진다. ​ 책 안 읽는 것은 당연히 보고, 떳떳하게 여기게 되면서 세상은 자꾸 험해져간다. 날마다 발을 동동구르며 일을 해도 일은 끝이 없다. ​ 돈을 많이 벌어도 더 벌어야 하고 다 벌어야겠기에 여유는 커녕 점점 바빠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