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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권

묵묵 -고병권 에세이 ​책속글귀 묵묵 -고병권 에세이 '묵'( 默 )이라는 글자는 소리가 나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 '흑'(黑)과 '견'(犬)을 합친 글자로, 개가 잠잠히 사람을 따르는 모습에서 나왔다고 한다. '흑'이 발음을, '견'이 뜻을 나타낸다. 그런데 '흑'과 '견' 모두 내게는 소중하다. 무엇보다 둘이 하나의 글자 '묵'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묵'은 어두운 밤길에 나와 함께 걷는 존재가 있음을 일깨워준다. 내게 자리를 내어준 노들야학은 밤길을 배움의 장소로 삼는 곳이다. 여기 몇 년을 들락거렸는데도 내게 이토록 배움이 늦은 것은 아마도 듣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빛을 보았노라고 떠들어댄 우화 속 어설픈 철학자처럼(그는 어둠을 견딜 수 없는 자에게 찾아드는 환각의 첫 번째 희생자였을 것이다), .. 더보기
철학자와 하녀 -고병권 저 책속글귀 철학자와 하녀 -고병권 저 ​ 저자의 철학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밤하늘의 별이 어떤 일깨움, 각성, 용기를 주는 것 이런 것이야말로 철학의 참 좋은 정의라고 한다. 철학은 특정 분야의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단 하나의 지식이나 정보도 달리 보게 만드는 일깨움이라는 것 말이다. 저자는 철학이 '박식함'에 있지 않고 '일깨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삶에서 불가능과 무능력, 궁핍과 빈곤을 양산하고 규정하는 모든 조건에 맞서 분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철학은 다르게 느끼는 것이고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며 결국 다르게 사는 것이다. 이것이 가난한 이들이 껴안을 수 있는 철학이며, 가난한 이들이 철학자에게 선사하는 철학에 대한 좋은 정의라는 생각을 전한다. ​ 저자는 또 말한다. 철학은 인간 안에 자.. 더보기
<책속글귀>-생각한다는 것 中 (by주부독서연구소) #생각한다는 것 혹시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 대왕이 만난 이야기 아세요? 디오게네스에게는 집이 따로 없었어요. 그래서 커다른 빈 통을 하나 구해다가 거기서 잠을 자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알렉산더 대왕이 찾아왔어요. 대왕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답니다. "내가 알렉산더 바로 이 나라의 대왕이다." 그러자 디오게네스가 응수했지요. "내가 디오게네스, 바로 개요." 알렉산더가 자신을 대왕이라고 소개하자 디오게네스는 자신을 개라고 말했지요. 정말 겁도 없었나 봐요. 왕에게 '네가 왕이냐? 그럼 나는 개다!' 뭐 그런 식으로 답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알렉산더가 물었지요? "너는 내가 두렵지 않느냐?" 디오게네스가 말했지요. "당신은 좋은 사감인가요, 나쁜 사람인가요?" 알렉산더가 답했습니다. "나는 좋은 사람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