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무쓴 글쓰기
주방에 쓰던 싱크대가
상부의 문 한 짝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떨어지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른 부분은 아직도 쓸만한데
문 한 짝 때문에 갈아야 한다는 것에
선뜻 바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문짝은 조금씩 조금씩 내려앉는다.
싱크대 위에 올려둔
정수기를 덮칠 기세다.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며칠 전 싱크대 교체를 결심했다.
살면서 인테리어를 한다는 것은
여간 일이 많은 것이 아니다.
그러하기에 한번 할 때
"바꿀 것이 있으면 다하자"라고 생각했다.
싱크대를 바꾸는 김에
도배. 장판도 갈자.
장롱도 바꿀 때가 되었으니
인테리어하는 김에 같이 하자.
이러고 보니 일이 커졌다.
주말에 인테리어를 한다면
물건을 조금씩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 하나는 손대지 않고
물건이동을 위해 남겨두기로 했다.
그 방으로 장롱 안의 이불과 옷과
잡다한 물건을 모아두기로 했다.
평소에 손길이 가지 않던 물건도
하나하나 손길이 닿아야 한다.
장난이 아니게 잔손이 많이 간다.
하루 전인 오늘까지
꼭 필요한 물건을 제외하고는
웬만큼 정리가 됐다.
희한한 것은 정리된 물건이 없어도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많은 물건을
모시며(?) 사는 거지?
물건들의 역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많은 물건들이 과연 필요한 것일까?
이불, 옷, 주방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
평소에 손이 가지 않는 물건을
버렸는데도 불구하고
불필요해 보이는 물건이 많기만 하다.
인테리어가 끝나면
물건을 제자리에 두면서
다시 한번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는 것을 정리해야겠다.
이제부터 물건을 구입하기 전
다시 한번 생각해야겠다.
꼭 필요한 물건인가?
모셔두기만 할 건 아닌가?
자주 사용하고 손길이 가는 물건인가?
버리고 또 버려야 하는 건
물건뿐만 아니다.
마음 평수를 넓히기 위해
마음의 찌꺼기도 수시로 버려야 한다.
-무쓴글쓰기 장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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