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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작가/워킹작가의 일상생각2023년

책을 들추고 끄적이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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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작가의 일상 생각

 

아침이다. 느지막이 눈을 뜬다. 암막 커튼 사이로 햇살이 빼꼼히 내비친다. "지금이 몇 시야?" 손을 더듬어 휴대폰으로 시간을 본다. 9시 10분이다. "많이 잤네~" 급할 것 없는 아침이다. 이런 기분은 언제나 좋다. 무엇을 해야 하는 이유보다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찾는 것은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잠자리를 정리하고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온다. 밤의 침묵이 거실에 가득 차 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따뜻하게 내비치는 햇살과 다르게 바람은 아직 차다. '이러다 갑자기 더워지겠지?' 식탁 위에 자리한 우퍼 스피커를 켠다. 클래식을 퍼트린다. 잔잔함과 경쾌함이 오가는 클래식은 마음을 잔잔하게도 하고 역동적이게도 한다.

긴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간단히 씻는다. 더 간단하게 거울을 들여다본 후 주방으로 향한다.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똑같이 생긴 머그잔이 눈에 들어온다. 그중에 하나를 집는다.

익숙하게 커피를 내린다. 핸드메이드 커피다. 한 잔이면 된다. 커피 거름종이 위에 물을 붓는다. 물은 모였다 흘러내리며 커피향을 내뿜는다. 천천히 몇 번에 걸쳐 물을 붓는다. 커피 거름종이를 통과해 완성된 커피를 집어 든다.

 

식탁으로 와서 앉는다. 식탁은 늘 친근하다. 책을 보고 커피를 마시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가장 친숙하고 행복한 시간은 식탁에서 만들어진다.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날 때면 행복은 2배가 된다. 책을 펼치고 노트와 연필을 준비한다. 책을 뒤적이고 연필을 끄적이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노트북을 열어 지금처럼 자판을 두들기기도 한다.

이 시간은 무언가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도 없다. 언제까지 마쳐야 한다는 조바심도 없다. 그저 즐기는 것이다. 친구를 만나 수다가 떠는 시간도 필요하다. 그에 못지않게 혼자만의 책 읽는 시간도 필요하다. 우선순위를 매길 수는 없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수월한 것만은 분명하다.

오늘도 많은 시간을 식탁에서 보낼 것이다. 책 보는 시간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어떤 행위보다 보람을 느끼며 헛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by 워킹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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