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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둘 수 없으니 사랑이다.
어느날 갑자기 아내에게 희귀 난치병이 들이닥쳤다.
대소변 신경까지 마비된 상태로 남자인 내게 몸을 맡기고,
부끄러움만 상실하지 못한 채 투병한 6년이라는 기간 동안 참으로 숱한 일들이 있었다.
간병을 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떤 절망스런 사건이 아닌,
아내가 귤 한 알을 까서 내 입에 넣어 준 일이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거칠게 까놓은 것이었으나 그때의 감동을 무어라 말해야 할까.
그날 나는 남몰래 밖으로 나가 펑펑 울었다.
서럽고 멍들었던 지난날의 고단함이 한꺼번에 떠오르고,
한편으로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했다.
온몸의 기능이 정지되어 산송장 같던 아니, 손가락 한 개를 꼼지락 하는 데 1년이 걸렸고,
다시 1년이 지나서야 손목을 뒤집을 수 있었던 아내,
콘크리트를 부어 온몸을 굳혀 놓은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살았던 아내,
그런 아내가 침대에 누워 귤 하나를 까냈다.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로 노력한 결과였다.
그 작은 기적 하나가 그간 죽도록 두들겨 맞고 내동댕이쳐지며 생긴 멍을 다독려 주는 것 같았다.
출처: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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