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어머니가 감정노동을 수행하면서 가족을 떠받쳐왔다.
이런 점에서 감정노동은 가장 착취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엄마의 감정노동에만 의존하는 가족에는 어머니를 착취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어머니의 한탄과 같은 문제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중산층의 세련된 엄마들이야 그것이 자신이 수행하는 전문가적인 '매니지먼트'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 엄마들에게는 오로지 자신만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밑 빠진 독에 불 붓기'이다. 다른 가족들이 감당해야 하는 감정노동은 엄마의 한탄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무한대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너무나 피곤한 일이다. 어머니가 있으면 있는 대로 어머니와 자식들 간의 신경전이 끊이지 않고, 어머니가 없으면 가족 자체가 깨지고 만다. 따라서 감정노동이 민주화되지 않는 이상 가족 간의 문제는 사라질 수가 없다.
그래서 가족은 언제나 문제적이다. 나아가 멀쩡한 가족도 드물다. 솔직히 멀쩡한 가족이 얼마나 되는가. 물처럼 담담하게 흘러가는 고요한 일상을 가진 가족도 없다. 고요한 것 같지만 대부부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사건에 부딪힌다. 특히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미래는 예측 가능하지도, 기획 가능하지도 않은 불투명한 것이 되어 버렸다. 우연이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되었다.
잉여인간이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인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인간이다. 특별한 목표도 없이 남들이 하는 기본만 하는 인간, 아니 그것조차도 하지 않는 인간이다. 알바를 할 때도 어떤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하는 만큼 혹은 그 이상의 대가가 주어질 때에만 열정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대가가 있는 것들'이란 '남들이 말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단계 중 하나이거나 부모님 실망시키지 않을 만한 '가치'로 여겨지는 것들이다. 그렇지 않은 열정은 삽질이 된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中 - 엄기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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