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 김용택 지음

책소개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

- 김용택 지음

 

 

 

세상의 모든 아버지의 마음은 같다.

세상 모든 아들의 마음은 다 다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이다. 편지는 글쓴이의 마음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다.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는지 읽다 보면 그 마음이 와닿는다. 아버지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이다. 어머니라고 그 마음이 다를까 싶다. 멀리 떨어져 있는 아들에게 계절의 변화와 일상을 적기도 한다.

때론 응원과 격려가 때론 위로와 칭찬이 녹아있다. 편지글마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빠지지 않는다. 때론 시한 구절, 때론 고전 한 구절을 전하기도 한다. 편안하게 써 내려가는 아들을 향한 마음이다.

바르게 살아가기를 자유롭게 이상을 펼치기를 타인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기를 아버지는 바란다. 편지를 보며 아버지의 마음을 소상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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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편지글 일부를 옮겨본다.

 

시간은 귀하다.

오랜만에 편지를 쓴다. 방학을 맞아 유럽을 갔다 오고, 눈병 때문에 집에서 쉬는 동안 민세에게 가해졌던 여러 가지 꾸중들에 대해 당연하고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 건, 네가 아직 많이 배워야 하는 학생이기 때문이고, 또 네가 바른 길을 가도록 이끄는 것은 부모로서 너무도 당연한 의무와 책임이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생각이 든 건 아직도 민세가 우리의 깊은 뜻을 마음속 깊이 새기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너에게 보내는 편지를, 그 안에 담긴 아버지의 마음을 네가 조금이나마 깊이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다.

너의 안이함과 공부를 게을리하는 태도가 아빠는 걱정이다. 부모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로 자식에 대해서라면 과민하게 반응하고, 또 너무 앞서 걱정을 하기도 한단다.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은 세상이 변해도 늘 한결같다. 민세야, 다행스럽게도 네가 독서에 취미를 붙이는 것 같아 아버지는 크게 안심이 된다. 사람은 책으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을 아끼고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늘 하는 말이지만 한 번 가버린 시간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 오지 않을 귀한 시간을 잘 쓰길 바란다.

아버지가 준 일기장을 민세가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어서 아버지는 정말 기뻤다. 그 일기장에 네 생각들을 써가길 바란다. 짧아도 좋고 길어도 좋다.

일기를 쓰면 생각이 정리되고,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되고, 생각이 넓어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새로 갖게 되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고, 글로 표현하는 힘이 저절로 생긴다.

생각만 하는 것과 글로 표현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크다. 빼먹지 말고 하루를 잘 정리하길 바란다. 글을 쓰는 일은 나중에 민세의 삶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다.

너는 아버지가 네 글씨 때문에 걱정하는 줄 아는 모양인데 글씨를 탓하는 것이 아니니 오해 없기 바란다.

민세야, 근래 들어 부지런히 책을 읽는 네 모습이 보기 좋구나, 아버지도 새벽닭이 울 때까지 책을 읽곤 했다. 깊은 밤 홀로 깨어 불을 밝히고, 그 불빛 아래서 책을 읽어나가는 사람은 아름답다.

책으로 인해 아버지는 세계를 이해하고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를 알았다. 사람의 뜻도 사람의 길도 다 책에서 얻었다.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법까지도.

마지막으로 민세야, 학과공부에 더욱 매진할 것을 부탁한다. 차분하게 그날 배운 것들을 정리하고, 예습과 복습을 꼭 하거라. 공부는 절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열심히 하다보면 쌓인다.

학과공부에 대한 욕심을 조금 갖길 바란다. 공부는 마음만 딱 먹으면 된다. 그 필요성을 인식하면 되는 것이지. 그리고 늘 몸과 마음의 자세를 반듯하게 하거라. 민세야, 이번에 너에게 좀 부담이 되는 부탁과 염려들을 한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가을이 우리 몰래 성큼 다가온 것이다. 아름답고 희망찬 가을이 되길 바란다. 어여쁜 마음을 가진 우리 민세, 건강해라.

 

2002년 9월 12일

민세를 사랑하는 아버지가 초가을빛 아래에서

 

아들 마음 아버지 마음- 김용택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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