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책소개,독서HAZA365>/책소개,독서-2024년

누가 내 유품을 정리할까? -김석중 엮음

728x90

 

책소개

 

누가 내 유품을 정리할까?

 

- 김석중 엮음

 

"유품정리?" 깊이 생각해 본 적 없는 분야다. 제목을 보는 순간 호기심이 생긴다. 대출한 다른 책에 앞서 먼저 책장을 넘긴다. 가볍게 읽어봐야지 하며 책을 들었는데 생각할 점이 많아진다.

차례는 4부로 이루우졌다. 1부 인간은 완전한 소통을 꿈꾼다. 2부 처음 시작하는 일 (1부 2부는 유품정리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과 유품정리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의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3부 유품을 정리하다. 4부 무엇을 남길 것인가?로 되어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고인에 대한 슬픔에 앞서 남겨진 '유품'을 정리해야 하는 일이 중심이 된다. 정신적인 정리보다 유품 정리라는 현실적인 부분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유품정리 사업을 한다. 이번 책으로 죽음을 대하는 또 다른 방향에 대해 생각한다.

 

흔히들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분명히 빈손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살아 있는 동안 사람들은 문자와 도구를 사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세상을 떠날 때 신체는 빈손으로 떠날지 모르지만 사람은 동물과 달리 무언가 흔적을 남깁니다. 이런 흔적은 자신이 남기고 싶은 것만 남기고 죽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것을 남기고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일, 고인이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다면 자신은 빈손으로 떠났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죽을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여 자기가 남겨놓은 것을 스스로 정리할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쪽이든 태어날 때 자신보다 먼저 온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 세상에 온 것처럼, 자신이 떠난 후 남긴 것을 정리하는 일도 살아 있는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책 뒤표지 글

 

글의 전개는 왜 유품정리 사업을 시작했는지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이어 일본의 '요시다 다이치'(유품정리 전문 회사 키퍼스 대표)의 NHK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에 유품정리 전문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며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경험을 글로 써 내려갔다. 유품정리 일을 하면서 벌어지는 힘겨움과 고충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사례를 만난다.

 

일본의 유품정리 비즈니스를 배워 한국에 소개한 후 현재 여러 직업에 종사하는 업체들이 '유품정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가정 폐기물, 생활 폐 기물, 혼합 폐기물, 이사폐기물, 폐기물 수거, 폐가구처리, 가정집철거와 같은 폐기물 및 철거와 관련된 업종, 가정쓰레기, 생활 쓰레기, 빈집정리, 시골집 정리, 가전 정리, 잡동사니 정리 등 쓰레기 수거 업종, 헌옷,헌책, 고철, 폐컴퓨터, 폐가전수거 등 고물 관련 업종, 중고 가전제품 매입, 옛날 물건 매입, 골동품 매입 등 중고 물품 취급 업종, 소독, 탈취, 청소, 혈흔 제 거, 시체 악취 제거, 구더기청소, 고독사 청소, 자살 청소, 시체 청소 등 청 소 또는 특수 청소 관련 업종. 그 외에도 정리업체, 원룸복구, 이삿짐 정 리, 집안 물품 일괄 정리, 유품소각, 상조 유품정리 서비스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이 유품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p151​

유족이 유품정리를 의뢰하더라도 유족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 아닙니 다. 엄격히 말하면, 유족은 유품정리 계약의 당사자일 뿐 유품의 소유자는 아닙니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 본다면 고인의 사망은 상속의 개시 시점에 불과합니다. 아직 상속 절차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므로 엄연히 아직 고 인의 소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시다는 유품정리를 '유족을 위한’ 행위라 고 명확히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과 다른 한국 문화 감정에서 볼 때 나는 이 부분은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p168

 

저자가 유품정리 사업을 하지만 유품정리는 유족의 몫이다. 유언장이 있을 경우는 상속에 관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유품정리할 때 어떠한 종이라도 버리지 않고 한곳으로 모아야 한다고 전한다. 모르고 버리면 유언이 묻혀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품정리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은 유언장을 확인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유족의 일임을 받아 일을 하다 보면 투철한 사명감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한다. '견물생심'이라고 유족이 알지 못하는 고가의 물건이 나오기도 한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기 때문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신이 행동을 다스리기 위한 표준과 규범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

책의 뒤쪽으로 갈수록 저자의 생각에 눈길이 간다. 유품정리 사업을 10년간 해오면서 느낀 바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의 생각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까 생각하며 책속글귀를 남겨본다.

 

 

책속글귀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힘들고 불안해도 사람들과 교감하며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육체적으로 힘든 신체 활동이나 훈련을 받아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혼자라면 쉽게 포기하고 말겠지만, 힘들어도 함 께 견디고 있는 동료를 보면서 참고 이겨냅니다.

단체로 오래달리기를 하거나 산에 오를 때처럼 아무리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라도 다른 사람과 함 께라면 견뎌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견디는데 나도 견딜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 내가 포기하 면 다른 사람도 무너져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는 책임감도 생깁니다. 이를 통해 자신 내면에 있는 대단한 힘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은 평생을 살면서 나 자신에게 굳은살이 되고 무용담이 되어 살아가는 데 힘든 순 간을 이겨내는 에너지로 작용하게 됩니다. p192

 

"힘든 고난이 없다면 극복 후에 사람에게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당신은 살아 있는 책입니다."

 

사실 숨을 거두는 순간에 혼자였는지, 혼자가 아니었는지가 고독사를 구분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인생의 종반에 고독한 생활이 있었는지 그렇 지 않았는지가 고독사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고독감을 갖고 생활하는 사람이 우연히 누군가의 간병을 받았다면 현실에서는 고독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p205

 

 

나는 무엇이 중요할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순서를 정했습니다. 아무래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내 건강이 최우 선이었습니다. 아직 나는 스스로 건강을 책임질 수 있으며 내 몸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내가 건강해야만 가족을 돌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내가 나를 위해 기도할 수 있고, 나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나는 오늘뿐 아니라 내일을 생각할 수도 있고 모레도 기약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로운 하루를 선물받는다는 생각에 한없이 기뻤고, 매 끼니마다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행복에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습니다.

내가 많은 고인들과 솔직히 대화한 만큼 고인들도 나에게 이런 것을 진솔하게 알려 주고 있나 봅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어 스스로 감사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p222

 

 

 

살아 있는 동안 신체와 정신은 분리할 수 없는 법. 지금 자신의 모습은 신체와 정신이 만난 것으로 이 순간에도 자신의 감각과 감정은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자연이 변하듯 사람의 신체와 정신도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은 자신을 포함하고 있는 자연계에서 다시 오지 않을 단 한 번밖에 없는 모습입니다. 자신은 이런 변화의 과정에 서 있습니다.

이처럼 소중한 기회를 아무 의미 없이 그냥 지나쳐버리거나, 다른 사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나 자신은 작은 티끌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와 달리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이 있어 그것을 행동으로 실행한다면 자연계조차 자신이 의도한 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 p230

 

무엇인가 남기겠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남았을지가 늠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됩니다. 세상에 태어난 이유를 찾고 자신의 역할을 생각함으로써 스스로 존재감을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자 신의 생활을 만족하게 만듭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눠주고, 다음에 시도하는 사람이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길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나보다 앞서 살다간 많은 사람들이 그래 왔던 것처럼 축적된 내 경험을 다음 세상을 살아갈 사람에게 전해줌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사라진 후, 비록 신 체와 정신이 없더라도 후세 사람들은 그 사람의 이름을 생각하며 항상 함 께할 것입니다. 물은 아래로만 흐르면서 이런 진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도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해서 무엇을 남길지 깊이 고민해 볼 작정입니다. p232

 

 

장례식을 준비하는 것과 달리 유품정리는 결코 스스로 할 수 없습니다. 내 유품을 보며 고독했다 어땠다 평가하는 내 삶도 남겨진 사람들의 몫입니다. 이것은 모두 내가 죽고 난 후 살아 있는 사람에 의해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내가 죽은 후 자칫 내 의도가 왜곡되지 않도록 순간순간 정리를 잘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내 물건이 유품이 된다면 어느 분이 되실지 모르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유품을 정리해 준 것과 같은 마음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겨놓고 싶습니다. p246

 

 


 

 

유품에 대한 글을 읽어보니 죽음을 대하는 방식의 다른 면을 생각하게 된다. 정신적인 부분만 생각했다면 물질적인 부분으로 전환된다. 내가 죽고 나면 살면서 사용한 물건은 고스란히 남겨진다. 이를 정리하는 것은 남아 있는 사람의 몫으로 말이다. 죽음을 대하는 방법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떠나고 나면 남겨진 사람들까지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평소에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살면서 남겨진 흔적은 고스란히 남는다. 누군가에게 눈살을 찌푸리고 힘들게 하는 부분은 최소한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누가 내 유품을 정리할까>를 읽으며 죽음을 대하는 방식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한 기분이다. 틈틈이 사용하는 주변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누가 내 유품을 정리할까?         -김석중 엮음

 

 

 

#책속글귀 #독서 #책 #책읽기

#책소개 #책추천 #독서노트

#유품정리

#누가내유품을정리할까 #김석중

#좋은글 #좋은글귀

#독한여자 #주부독서연구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