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제 11편] 이어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로: 좋은말을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공자: 부형이 계시는데 어찌 듣는 대로 곧 행하겠느냐?
염유: 좋은말을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공자: 들으면 곧 행해야 한다.
공서화: 유(자로)가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라고 여쭈었을 때는 선생님께서 '부형이 계신다'라고 하셨는데,
구(염유)가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하고 여쭈었을 때는 '들으면 곧 행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의아하여 감히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 '구(염유)는 소극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한 것이고, 유(자로)는 남을 이기려하기 때문에 물러서도록 한 것이다.
내가 너희들보다 나이가 조금 많기는 하지만, 그런 것을 의식하지 말로 얘기해 보아라. 평소 말하기를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라고 하는데 만일 너희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자로:
제후의 나라가 큰 나라들 사이에 끼어 있어서 군대의 침략을 당하고 거기에 기근까지 이어진다 하더라도 제가 그 나라를 다스린다면 대략 3년만에 백성들을 용감하게 하고 또한 살아갈 방향을 알도록 하겠습니다.
공자께서 미소를 지으셨다.
구(염유):
사방60~70리 혹은 50~60리의 땅을 제가 다스린다면, 대략 3년 만에 백성들을 풍족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곳의 예법이나 음악과 같은 것에 관해서는 군자를 기다리겠습니다.
적(공서화):
저는 '할 수 있다'라고 말하기보다는 배우고자 합니다. 종묘에서 제사지내는 일이나 혹은 제후들이 천지를 알현할 때 검은 예복과 예관을 갖추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점(증석):
세 사람이 이야기한 것과 다릅니다. 늦은 봄에 봄옷을 지어 입은 뒤, 어른 5~6명, 어린아이 6~7명과 함께 기수*에서 목욕을 하고 무우*에서 바람을 쐬고는 노래를 읊조리며 돌아오겠습니다.
*강 이름
*하늘에 비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던 곳
선생님께서는 무엇때문에 유의 말에 미소를 지으셨습니까?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예(禮)로써 해야 하는데 그의 말이 겸손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소지은 것이다.
구(염유)의 경우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어째 사방 60~70리 또는 50~60리인데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적(공서화)의 경우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종묘의 일가 천자알현하는 일이 제후의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적의 일을 작은 일이라고 한다면 누구의 일을 큰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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