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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부, 임금의 잘못을 드러내라 ) -정약용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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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2부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임금의 잘못은 드러내라


 

미관말직에 있을 때도 신중하고 부지런하게 온정성을 다해서 맡은 일을 다해야 한다.

 

언관(言官)의 지위에 있을 때는 아무쪼록 날마다 적절하고 바른 의론(議論)을 올려서 위로는 임금의 잘못을 공격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고통이 알려지게 하며 더러는 잘못된 짓을 하는 관리들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

 

모름지기 지극히 공정한 마음으로 언관의 직책을 행사하여 탐욕스럽고 비루하고 음탕하며 사치하는 일에는 당연히 손을 써야 조치하고 자기에게 유리하게만 의리를 인용해서는 안되고 자기 편만 편들고 다른 편을 공격해서 엉뚱하게 남을 구렁텅이 속에 밀어넣어서는 안된다.

 

 

벼슬에서 해직되면 그날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며, 아무리 절친한 벗이나 동지들이 머물러 있으라고 간청을 해도 절대로 들어서는 안된다.

 

집에 있을 때는 오로지 독서하고 예(禮)를 익히며 꽃을 심고 채소를 가꾸고 냇물을 끌어다 연못을 만들고 돌을 모아 동산을 쌓아 선비생활을 즐기도록 한다.

 

가끔 군(郡)이나 현(縣)을 맡아 외직으로 나갈 때는 자애롭고 어질게 다스리고 청렴결백하도록 힘써서 아전이나 백성 모두가 편하도록 해야 한다.

 

나라가 큰 난리를 당했을 때는 쉽거나 어렵거나 꺼려 말고 죽음을 무릅쓰고 절개를 지켜야 한다. 이런 사람을 임금이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이미 존경한다면 어찌 신뢰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제(濟)나라 환공(桓公)* 과 관중(管仲)*의 관계나 한(漢)나라 소열황제(昭烈皇帝: 유비 劉備)와 제갈공명(諸葛孔明)의 관계는 이와 다른 경우다.

 

그런 경우는 천년의 오랜 세월 동안 두어사람 있을 법한데, 그런 관계를 만나기 쉽겠느냐?

 

공신이나 외척의 자제들은 안으로 임금과 결탁되어 있어 한집안처럼 양육하는 듯하지만,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피해야 하므로 조용하게 임금을 모실 수 없게 된다.

 

이는 신하 된 사람으로서 불행한 경우이니, 누가 공신이나 외척의 자제가 되기를 바라겠느냐(1810년 처서날 다산 茶山의 도암 東菴 에서 쓰다-지은이)?

 

 

*환공: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임금으로 관중의 도움으로 패자(覇者)가 되었다.

 

*관중: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정치가 겸 법가로 이름은 이오(吏吾). 친구 포숙아(鮑叔牙)의 권유로 환공을 섬겨 패자가 되게 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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