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부, 음풍농월을 삼가라) -정약용 지음

728x90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2부

두 아들에게 주는 가훈

 

생계를 꾸릴 때도 사대부답게

示學淵家誡


 

음풍농월을 삼가라

 

네가 나를 섬길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매우 가슴 아프다 했는데 왜 그러한 마음을 큰아버지 섬기는 데 옮기지 않느냐.

 

옛사람 중에는 일찍 부모를 잃으면 나무를 갂아 상(像)을 만들어 제사 지내듯 모신 사람도 있다던데, 하물며 성인께서 섬겨야 한다고 말씀한 아버지 형제를 섬기지 않아서야 되겠느냐?

 

온정성을 바쳐 잘 섬기는 일만을 생각한다면 미쁘지 않을 게 없을 것이니 생각하고 실천해보도록 하여라.

 

사대부가 벼슬살이를 하면서 녹을 받다가 한번 길을 잃게 되면 몰락하여 유랑하는 거렁뱅이 신세로 무지렁이들 속에 섞여벌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자포자기하여 경서(經書)나 사서(史書)를 내던져버리기 때문이며, 또 하나는 놀고먹는 습관을 고치지 않기 때문이다.

 

음풍영월(吟諷詠月)을 자주 하며 어려운 운자(韻字) 달기를 뽐내어 비록 한때의 헛된 명예를 얻는다 해도 이는 떠가는 물거품 같은지라 곧 없어져버리는 것이니, 근본없고 근원없는 학문이 어찌 크게 이름을 날릴 수 있으랴!

 

또 의복과 음식의 근원이 되는 것은 오직 뽕나무와 삼(䵇)을 심고 채소와 과일을 기르는 것도 꽤 권할 만한 일이다.

 

그 나머지 돈놀이를 하거나 물건을 매매하거나 약장사를 하는 일은 매우 악착스러운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조금이라도 인간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본전을 손해보고 본업을 망치게 된다. 아무쪼록 그런 일은 생각을 하지 말거라.

 

#유배지에서보낸편지 #정약용 #유배지에서보낸편지필사 #책소개 #책추천 #독서 #책읽기 #주부독서연구소 #다산정약용 #다산 #두아들 #두아들에게보낸편지 #두아들에게주는가훈

728x90
반응형